
오래전에 본 일본의 TV광고를 떠올리면 종종 미소를 짓게 됩니다.
바로 유명한 과일탄산음료의 광고인데 학교선생님 시리즈로 유명하죠.
엉뚱하고도 별난 선생님의 등장과 학생들의 시니컬한 반응이
반전매력으로 다가오는 광고입니다.
불과 몇 년 전에도 새로운 선생님 시리즈가 나왔지요.
일본 광고의 스토리텔링은 참 흡인력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일본 광고와 관련한 필사 노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일본어 명카피 필사 노트]는 제목처럼 일본 광고에 등장하는 카피 문구를
원문 그대로 필사하고 음미하는 책입니다.
엮은이 정규영 작가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일본 광고 카피의 문장들 골라 SNS을 통해 소개해왔습니다.
이 책은 1980년대에서 202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발표된 광고 카피들을 모아
필사 노트로 엮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광고가 제품의 정보와 사용법을 위주로 보여준다면
일본의 광고는 제품의 스토리와 감성을 자극하는 느낌이랄까요?
필사 노트에 소개된 일본 광고 카피를 읽어 보면
어쩐지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아마도 일본의 감성과 정서가 한국의 그것과 비슷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늘 워드로만 일본어를 작성하던 까닭에
오랜만에 펜을 쥐고 한자와 히라가나를 써보니
마음먹은 대로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글자 한 글자 조심스레 옮겨가노라면
오래전 처음으로 일본어를 배우던 때가 떠오릅니다.
이제는 익숙한 한자어고 쉬운 단어들인데
이렇게 멋진 문장을 이룬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시처럼 읽다가 문장 말미에 달린 광고주의 회사명을 보며
'오, 이런 의미였구나!' 살짝 놀라면서도 이해하게 됩니다.
가끔은 엮은이가 해석한 문장 대신 제 나름의 느낌으로
문장을 해석해 보기도 합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재미 중 하나는 같은 문장을 읽고서
다른 느낌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지 않은 문장임에도 이토록 아름다운 감정으로 풀어 가다니
필사 노트를 쓸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일본어를 공부하는 분들을 위해
각 페이지마다 단어와 숙어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광고 카피를 통해 보는 당시의 시대상과 배경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덧붙이고 있어서 일본 광고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한동안 이 책을 필사를 하면서 일본어 문장 속 묘미를 곱씹어봐야겠습니다.
많은 아름다운 문장들이 있지만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된 단 한 문장,
서문에 소개된 문장을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書く人は、ゆっくり生きる。
쓰는 사람은 천천히 살아간다.
(파이롯트 인쇄광고)
순간도 일생도 아름답게 쌓아가는 [일본어 명카피 필사 노트]를 써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