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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혜의 서재
  • B급 광고 인문학
  • 이지행
  • 18,000원 (10%1,000)
  • 2025-02-10
  • : 261

요즘은 어떤 대중매체를 보더라도 광고가 붙어 있습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부터 OTT 서비스, 동영상 플랫폼 등등에 이르기까지

광고의 파도에 휩쓸리다 보니 이게 광고인지 콘텐츠인지 알 수 없을 정도지요.

좋은 광고 한편으로 사회적 질서가 개선되기도 하고 인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광고라는 말을 달리 보게 만드는 책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B급 광고 인문학]란 제목은 언뜻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은 광고 이야기는 그다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문학'이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B급의 주류가 되지 못한 비주류 광고를 말한다기 보다 몰라도 되지만

알면 더 재미있게 바라볼 수 있는 인문의 세계를 뜻한다고 할 수 있지요.

현직 광고인인 저자 이지행 작가는 광고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말하는 B급 인문학자입니다.

저자는 '광고의 출발은 인문'이라는 생각으로 20년간 광고인으로 일하면서 넓힌

광고적 시각을 바탕하여 인간에 대한 관심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광고와 사람 인간성에 대한 B급 보고서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책 제목 때문에 '전 세계에 걸쳐 역대급 광고에 대한 썰을 잔뜩 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펼쳤지만, 웬걸요, 광고는 거들 뿐이었습니다.

저자는 광고에 대한 의미를 책의 첫 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초에 광고주가 광고를 창조하시나니,

광고가 있으라 하니 광고가 있었고, 그 광고가 보기 좋았더라.'

(중략)

세상의 모든 광고는 광고주가 광고를 만들겠다는 '말씀'에서 출발한다.

'말씀'은 인간의 '의지'다. '의지'는 곧 광고의 '목적'이 되고, 

또다시 '목적'은 광고주의 의지를 널리 세상에 알리는 '목표'가 된다.

복잡할 거 없다. 광고는 '말씀'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으로 그만이다.

<1장 인류 최초의 광고를 찾아서> 中에서


그리하여 저자는 인류 최초의 광고로 '라스코 동굴 벽화'를 꼽습니다.

17,000년 전 프랑스 중부 도르도뉴 지방의 동굴에서 발견된 구석기 원시인들이

동굴 벽에 그려놓은 생생한 동물들의 그림. 이것이 말하는 바는 뭘까요?

바로 주술사 또는 부족장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배고픔을 이기자는 '의지'가 사냥이 잘 되게 해달라는 '목적'이 되고

이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그림을 잘 그리는 이에게 '광고'를 의뢰한 것이

바로 라스코 동굴에 거대한 황소 그림을 낳았다는 것이죠.



책은 인간이 남겨놓은 다양한 자취, 문학과 미술 등에서 '광고'를 찾아냅니다.

현대 광고는 스토리텔링이 잘 짜여있어야 합니다.

광고인이 보기에 스토리를 가장 잘 짜는 사람은 바로 '철학자'라고 합니다.

광고의 메시지 혹은 브랜드를 공감할 수 있게 사실적으로 생생한 이야기를 만들고

설득하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소크라테스', 테스 형만 한 사람이 없다나요.

'입소문을 탄다'는 말처럼 설득력 있는 말 한마디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지요.

온라인 판매자들이 제품 사용 후기에 매달리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고백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광고인이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는 30대의 별 볼 일 없는 무명 화가였지요.

어느 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기 여배우로부터 공연 포스터를 임시로 의뢰받게 된 그는

2m 크기의 포스터를 제작하였는데 그것이 광고주인 여배우를 만족시키고

파리 시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끄는 바람에 일약 최고의 광고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바로 '아르누보'의 선구자 알폰소 무하입니다.

그의 화려한 디테일이 가득한 그림을 보면 누구라도 현혹되고 말지요.

저도 그의 그림 중 꽃을 모티프로 한 연작을 보고 반했거든요.

지금 보아도 눈길을 사로잡는 참 예쁜 광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B급 광고 인문학]은 사진 자료와 더불어 읽는 내내 눈과 재미를 만족시켜줍니다.

책을 다 읽고나니 제목의 'B급'이라는 단어가 달리 보입니다.

'秘급'이라는 뜻의 예술 속에 숨겨진 광고 인문학이라는 느낌이랄까요?

책 앞부분에서 언급한 매뉴얼처럼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읽더라도 금방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는 삐딱한 유쾌함도 느낄 수 있지요.

왠지 모르지만 인간은 의도하든 아니든 광고인으로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어날 때 '으앙'하고 첫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부터 '내가 태어났다' 광고하니까요. 하하

영상 미디어에 지루함이 느껴진다면 이 책을 한번 펼쳐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광고인의 시선으로 떠나는 유쾌한 인문 여행기 [B급 광고 인문학]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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