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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twop님의 서재
  • 사람들
  • 황경란
  • 13,500원 (10%750)
  • 2020-06-29
  • : 75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네 번째 이야기 킹덤

 

타마타브 항구의 밤이 어둠의 빛을 잃었다. 킹덤이 설치된 후 부터였다, 킹덤을 중심으로 양팔을 벌린 채 서 있는 제련소의 정련시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킹덤은 제련소의 머리가 되었고 킹덤이 거느린 다른 철골 구조물은 제련소의 팔과 다리가 되었다.

 

킹덤의 첫 부분이다.

타마타브라는 항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가상의 공간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인터넷이 발달한 요즈음이니 핸드폰에 타마타브라고 쳐 보았다. 실제하는 항구란다. 그것도 마다가스카르 라는 바로 우리가 만화 영화에서 많이 들어 본 그 섬이다. 동물들이 가고 싶어하던 고향 마다카스카르 . 그래서 난 마다카스카르가 자연이 잘 보존된 섬 일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다카스카르를 검색해 보면서 다시 가슴 아픈 아프리카의 역사와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국주의의 침략 , 인종간의 갈등 , 그로 인한 굶주림.

여기에 마다카스카르에 우리나라의 대우가 그 땅의 절반을 매입했고 경작하려했었다는 문장을 보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소설의 쌩파라는 인물이 한국인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들에게는 서구 제국주의 세력과 무엇이 달랐을까?

킹덤을 건설하고 리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가난으로 내모는 것에 우리도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 리켈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죽음 속에서 저 킹덤을 부숴야 하겠다고 결심했을 것이다. 그리고 차근차근 경유를 모으고 부두를 불사르는 결행을 한다. 그 불길 속에서 새로운 킹덤을 본다. 숲이 살아나고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깨어나 걷고 있는.

 

한국인 쌩파는 프랑스인들과 달랐을까? 쌩파는 말 그대로 친절한 그다. 리켈에게 삶의 반대라는 책을 건네주었다. 삶의 반대는 무엇일까?

‘죽음이라면 모를까, 리켈은 삶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죽음의 반대말이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러면 삶의 반대가 죽음인가 , 라고 스스로 에게 물었다. 그 순간 낯설지 않은 감정이 몰려왔다. 아버지의 시체가 컨테이너 부두에서 발견된 이후 리켈은 처음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

 

삶의 반대의 마지막 문장은 “가난보다 추할까” 였다.

리켈은 아버지의 가난을 보았고 아버지가 보았다는 할아버지의 가난을 보았다. 그 가난이 죽음과 연결된 끝을 보았다.

작가의 처음 시작 단편인 사람들에서 기자 륜이 가장 싫어하던 문장이 ‘가난보다 추할까’ 였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세상에 추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 온갖 추한 것들 다음에 가난을, 굶주림을 ....

 

21세기를 살면서 굶주림을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있다는 것에 가슴 아프다. 그러나 굶주림이 물질적 풍요 그 자체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구상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이들의 아픔을 함께 하기 위해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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