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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twop님의 서재
  • 사람들
  • 황경란
  • 13,500원 (10%750)
  • 2020-06-29
  • : 75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세 번째 이야기 선샤인 뉴스

 

세 번째 사람들의 주인공은 시각장애인 치윤이다. 치윤은 어쩔 수 없이 안마사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그녀는 안마사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는다. 미로를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 치윤이 관측사상 제일 긴 월식이 있던 날 저녁에 라디오 방송에서 60미터 크레인에서 농성하는 한 주인공의 인터뷰를 듣게 된다. 시각장애인 치윤은 크레인에서 농성하고 있는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

 

치윤은 자신과 같은 미로 속에 살고 있는 또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크레인에 있는 그녀는 진행자에게 자신이 굉장히 어려운 미로 속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 왜 그런지 아세요? 길을 찾으면 그들이 또 다른 벽을 세우거든요.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겹겹이 말이에요.”

그녀도 미로 속에 살고 있다.

 

치윤에게 미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치윤의 삶이다. 그녀에겐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삶.

치윤은 일상이 어둠뿐이다. 그러나 그 어둠과 사투를 벌인 적이 없다.

 

그러나 60미터 높이에 있는 그녀는 달랐다. “길을 잃어도 괜찮아요. 제 아무리 복잡한 미로라 해도 저는 60미터 높이에 올라와 있거든요. 여기서는 저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여요. ”그녀는 이 미로를 헤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존재인가?

“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요.” 간신히 연결된 통화에서 크레인 위에서 살고 있다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전한 말이었다.

 

우리는 치윤과 크레인 위의 그녀와 같은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작가는 묻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 모두 미로에 갖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암흑으로 가득찬 밤, 치윤에겐 이 방송이 한줄기 빛이었을 것이다. 크레인 위에 있는 그녀라면 자신이 울었던 날들을 기억하며 함께 울어줄 것 같았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삶의 미로에서 헤쳐 나갈 방법을 고민한다. 그것은 혼자의 고민으로 해결되지 않고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하지만 우리는 서로 다르다고 느낀다.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함께 하지 못한다. 그 날 가장 아름다운 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치윤이 크레인 위의 그녀와 고통을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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