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책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연구 결과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간단한 심리학 개념 몇 개에 잡다한 이야기를 붙인 '잡글'인데,
이 책은 후자에 가까워보인다.
비현실적 낙관성, 본질주의 오류, 선택적 사고 등, 심리학 개론이나 사회심리학, 행동심리학에 등장하는 몇가지 개념에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대충 섞어 ‘우리는 거의 착각 속에 산다’고 주절거리고 있는데, 요렇게 간단한 단어 몇가지로 대충 비빔밥을 만들어 책 팔아먹는 작자들이 심리학계에 특히 많다.
이런 책들의 단점은 모든 문제를 ‘내탓이오’로 귀결시켜버린다는데 있다. 여기 네티즌들의 평가도 그렇지만, 고대에서 막걸리 마시고 미국에 유학갔다와서 교수노릇을 한다는 저자 허태균은 아직도 학벌문화, 물질만능주의와 연예인, 스포츠 선정주의에 찌들려사는듯하다.
2002년 월드컵에서 내기를 했다가 돈을 잃어버려 월드컵이 싫다고 하다가도, '
우리를 단합시켰다'고 칭찬하는가하면,
한국의 입시지옥이 청소년들의 선택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걸핏하면 명문대학, 좋은대학 운운한다.
심지어는 김연아가 명문 고려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했으면 좋았겠다고 푸념하고 있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마누라 자랑, 미국 유학이야기도 짜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러니, 조선일보 사설을 읽는듯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사람이 교수되고 가족을 동반해 외국에 휴가 다녀오는 삶을 누리는 곳이 한국이다.
지하철에서 대충 훓어보기에 적당한 이런 책을 '심리 찌라시'라고 부르는데,
이런 분야를 알고싶으면 곧바로 사회심리학, 행동심리학 교과서를 보는것이 훨씬 낫다.
이런 교과서가 오히려 흥미진진하고 볼만한 내용이 많다.
전체적으로 볼 때,
심리학의 문외한이라면 읽을만한 내용도 약간 있으므로,
중고책 4천원 정도의 가치는 있을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