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창경원이 있었다.
창경원에 갔다 온 이가 동물들의 모습을 말했던 걸 기억한다.
특히 코끼리와 기린은 상상 하기도 힘든 신비한 동물이었다.
끝내 가보지 못했기에 내게 창경원은 달나라 처럼 생각되었다.
페원 한 달나라가 조선의 궁궐위에 세워진 치욕의 유산임 을 알게 됐다.
왕과 사자는 조선의 왕 순종과 사자의 만남 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철창에 갇힌 사자와 보이지 않는 시대의 철창에 갇힌 인간이 있다.
초원의 왕은자유를 빼앗겼다.
조선의 왕은 나라를 빼앗겼다.
그들이 빼앗긴 존엄은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것이었기에
숨쉬는 모든 순간이 비애와 치욕이 된다.
살아있는 존재는 이런 무력감을 가지고 살 수없다.
허깨비 같은 나약한 왕은 유언으로,
조선인 사육사는 억눌린 외침으로.
인간에 의해 자유를 뺏긴 동물들의 울부짖음이
생생하게 들리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이것은 지나간 옛이야기가 아니다.
사자의 서늘한 거울 같은 눈에 내가 비친다.
그리고 사자는 묻는다.
당신은 어디에 서있는가.
철창 안 인가 철창 밖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