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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섬
  • 은행나무 열매
  • 미야자와 겐지
  • 16,200원 (10%900)
  • 2020-11-25
  • : 629

은행나무 를 바라본다.

은행나무 처럼 나무 같지 않은 나무가 있을까.

그들은 신호등 처럼 사람들과 차를 가게 하거나 세우지 못하고

전봇대 처럼 전기를 실어나르는 역할도 맡지 못한다.

또한 방향을 가르키는 일도 없다.

교통에 아무 관심이 없는 은행나무들은 차가 내뿜는 소음과 매연에 그을려  거리에 서있다.

가로수가 된 은행나무들은 사람들에게 있으나 마나 한 역할 밖에 못하지만

가을이 되면 노랗고 냄새 고약한 열매로 자신이 살아 있는 존재임을 알린다.


그림책 <은행나무 열매 >에서 은행 열매 들은 여행을 떠나기 위해 태어난다.

작고 노란 열매 아이들은 먹을 물과 추위에 대비할 외투며 신발을 챙기는 데 

꽤 진지한 모습이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열매 아이들은 알고 있다.

조금 있으면 맞닥뜨릴 여행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을. 

두려움, 호기심, 소망과 걱정, 기대하는 마음으로  미래를 상상 하는 노란 열매들을 

서로를 용서하며 위로하고 같이 죽어도 좋다라고 말한다.

보고 있자니 가슴 한편이 섬뜩하게 아파 온다.

알수 없는 삶을 향해 힘차게 추락하는 노란 열매들 이여.. 

부디 안녕 하기를.


<은행나무 열매>의 그림은 노랑색, 핑크 조금, 몇 안되는 그림 도구로

단순하고 박력있게 이야기를 표현 해 냈다. 

오이카와 겐지 의 그림 스타일이 열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과 맞닿아 있어서 좋았다. 

내가 골똘하게 본 것은 열매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 이었다.

화가는 한 어머니 나무에서 태어난 노란 은행 열매를 각각 다른 옷을 입혀 개성있게 그려 냈는데

여행에 어울릴 법 한 편한 옷으로 그리지 않았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학예회, 결혼식, 장례식등 격식을 차리 는 곳에 가기 위한 복장으로 

이 여행이 그들의 삶에서 가장 예의를 갖춰야 할 중요한 순간임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까 상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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