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이 친구인 관계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구조다. 특히나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3이란 숫자는 분명 누군가 1명은 외로워지거나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둘보다 셋이 더 즐겁고 단단할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안에서 미묘한 균형이 계속 흔들리기 때문이다. <3의 온도>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낸 이야기다.
수아, 미지, 단비. 셋은 ‘트라이앵글’이라는 이름까지 붙일 만큼 단단한 관계라고 믿었다. 하지만 MBTI라는 계기를 통해 관계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MBTI가 아니라, ‘비슷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거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미지와 단비는 같은 유형이라는 이유로 더 쉽게 공감대를 만들고, 수아는 그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 장면이 아이들 관계에서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모습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수아의 감정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건 단순한 서운함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나만 다른 건 아닐까', '나는 필요 없는 존재인 건 아닐까' 같은 불안이 쌓여가게 된다.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부분이었다.
학예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세 아이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미지는 즉흥적으로 움직이고, 단비는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추고, 수아는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대로 완성하고 싶어 한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방식이 다르면 이렇게 어긋날 수 있구나 싶었다. 누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기준이 달랐던 것뿐이지만, 막상 당사자는 그렇게 상황을 살필 여유가 없다. 특히나 초등학생은 더욱 그러할테고. 갈등이 커진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각자의 마음을 끝까지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아는 계속 자신의 마음을 참으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감정은 점점 쌓여갔다. 그렇게 쌓인 감정은 결국 한 번에 터져버린다. 이 장면을 통해 참는 것이 꼭 좋은 방법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적당한 순간에 적절하게 표현하는 게 관계를 더 오래 유지하는 방법인 것이다.
이 책은 친구라면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가 아니라, 이해도 결국 ‘표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에 세 친구가 다시 이어지는 과정도 인상적이었다. 거창한 계기가 아니라 먼저 손을 내미는 작은 용기에서부터 우정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초등 아이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