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올빼미 서재
  • 어부바 앱에 접속하셨습니다
  • 김경미
  • 12,600원 (10%700)
  • 2026-02-20
  • : 1,545


<어부바 앱에 접속하셨습니다>는 제목만 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내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이 소설의 중심에는 고등학생 전용 도움 공유 앱 ‘어부바’가 있다. 클릭 한 번이면 누군가의 시간을 사고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해주는 앱. 대리 출석, 대신 기다려 주기, 대신 연인 역할을 해 주는 일까지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안전해 보이지만 읽다 보니 이 앱은 아이들만의 또다른 작은 사회처럼 느껴졌다. 역할이 나뉘고, 서열이 생기고, 관계에는 가격표가 붙는 것이다.

여섯 명의 아이들은 모두 다른 이유로 이 앱에 접속한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우, 무너진 집안을 숨기고 싶은 은율, 엄마가 설계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주빈. 이 아이들에게 어부바 앱은 구원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더 고립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 책은 아이들을 쉽게 단죄하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바로 벌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그 선택이 어떤 관계를 무너뜨렸는지, 무엇을 잃게 만들었는지를 차분히 보여 준다. 옴니버스 구조도 이 책의 강점이다. 같은 앱을 중심으로 각자의 이야기가 겹치고 스쳐 지나가면서 한 인물의 행동이 다른 인물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작용한다. 아이가 개인적으로 옴니버스 이야기를 좋아해서 이 책 또한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옴니버스 스타일의 이야기는 한쪽 입장만 보면 단순할 수도 있는 일을 여러 시선을 통해 드러내면서 이야기 자체를 훨씬 입체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도움’은 결국 앱 안에 있지 않다. 돈으로 정리되는 관계, 조건이 붙은 연결은 아이들의 삶을 바꿔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여섯 아이는 각자의 방식으로 깨닫는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들이 선택하는 방향이 과장되지 않고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대단한 해답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는 선택 말이다.

부모 입장에서 읽으면 더 많은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왜 익명에게 도움을 구하는지, 왜 가족이나 친구보다 앱을 먼저 떠올리는지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동시에 이 이야기가 지금 청소년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