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 후 요괴반 3: 호환을 부르는 소리>는 표지와 제목만 보면 다소 무서울 것 같다는 느낌을 준다. ‘호환’이라는 단어 자체가 조금 낯설게 다가오기 하고. 그런데 실제로 읽어 보면 단순히 위협적이거나 무서운 내용이 아니다.
이 시리즈는 요괴를 단순히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과 요괴 사이의 거리, 오해, 그리고 공존 가능성을 반복해서 제시한다. 3권에서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확장되는데 공간이 넓어진 만큼 인물 간의 갈등도 더 선명해진 것 같다. 특히 하랑이와 형 호령의 대립은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의 충돌처럼 느껴졌다.
요괴반 친구들은 또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위협이 점점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물러설지 아니면 끝까지 개입할지를 고민한다. 그 과정이 빠르게 전개되면서 긴강감은 유지한다. 잔혹한 묘사는 자제되어 있어 초등 중학년 아이가 읽기에도 부담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구슬이다. 요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이라는 설정은 특별하지만 행동 방식은 오히려 현실적이다. 두려움이 없는 인물이 아니라 두렵지만 그럼에도 움직이는 인물이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려는 태도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데, 그것이 이 시리즈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요괴라는 소재는 자칫 자극적으로 흐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설화 속 존재들을 현대 공간으로 옮겨 오면서도 해학과 풍자를 유지한다. 우리 전통 설화에서 요괴가 단순한 악이 아니라 인간 사회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떠올리면 이 시리즈 역시 그 맥락을 잇고 있다고 생각한다.
읽는 동안 아이는 몇 장면에서 긴장한 표정을 지었지만, 덮고 나서는 무섭기보다는 재미있어 했다. 요괴를 무조건 두려워하기보다 사연을 가진 존재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처럼 보였다. 학교와 시장, 동네처럼 익숙한 공간이 배경이어서 몰입이 쉬웠다는 점도 한몫한 것 같다.
3권에서는 ‘위협’이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하지만, 실제로 강조되는 것은 믿음이다. 서로를 의심하는 순간 균열이 생기고 믿음을 선택하는 순간 이야기가 진전된다. 판타지 구조 안에 있지만 결국 현실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인상적이랄까.
<방과 후 요괴반 3: 호환을 부르는 소리>는 요괴 이야기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내용은 성장 서사에 가까운 것 같다. 자극적인 공포 대신 선택과 책임을 다루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흥미로운 모험이 되고 부모 입장에서는 전통 설화의 결을 현대적으로 접할 수 있는 통로처럼 느껴진다. 다음 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어서 읽게 해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