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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모찌의 맛있는 책 읽기
  • 좋은 사람 도감
  • 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 15,120원 (10%840)
  • 2025-01-20
  • : 17,813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보다, 어디선가 나타난 좋은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어지는 날 말입니다. 마음이 닳고 지친 날에는 누군가 툭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배려 하나가 겨우 하루를 버티게 해 줍니다.


『좋은 사람 도감』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듭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생각보다 거창하고 대단한 존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요. 일상이라는 작은 틈에서 자기 자리를 살짝 내어주고,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 덜 불편하게 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수집해 놓은 도감 같은 책입니다. 위인전에 나올 법한 대단한 업적이나 눈물 나는 감동 서사 대신,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아주 평범한 순간들을 붙잡습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기다려 주는 사람, 뒤 사람을 위해 살짝 비켜 서는 사람, 누군가의 민망한 실수를 못 본 척 덮어주는 사람들입니다.


이 책은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훈계하지 않습니다. 억지로 교훈을 만들지 않아요. 다만 “이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참 편해지지 않나요?” 하고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난 뒤에는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좋은 사람이란 함께 있는 사람에게 안도감을 남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오래 머뭅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을 너무 무겁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넓은 마음, 깊은 인격, 완벽한 성숙함 같은 것들이요. 그런 말들 앞에 오히려 우리는 쉽게 작아지고 주눅이 듭니다. 하지만 이 책은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조금 더 조심스럽게 대하는 일, 날카로운 말을 한 번 삼키는 일, 작은 친절을 계산하지 않는 일에서 좋은 사람이 시작된다고 말해 줍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힘들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었던 사람들, 고맙다는 말을 미처 전하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조금 더 다정하지 못했던 순간들입니다. 이 책은 좋은 사람의 목록을 나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관계의 기억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물론 깊은 논증이나 묵직한 서사를 기대한다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가벼움 덕분에 부담 없이 읽히고, 오히려 더 쉽게 마음 안으로 들어옵니다. 『좋은 사람 도감』은 좋은 사람을 평가하는 책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따뜻한 눈을 길러 주는 책입니다.


좋은 사람은 흠 없는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그 사람의 하루에 작은 안도감 한 조각을 남겨두는 사람입니다. 이 책은 그런 다정한 사람들의 온기를 전하며, 우리도 오늘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조용히 용기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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