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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모찌의 맛있는 책 읽기
  • AI 이후의 세계
  • 헨리 A. 키신저 외
  • 17,820원 (10%990)
  • 2023-05-22
  • : 4,660



요즘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이 설명됩니다. 검색을 하고, 길을 찾고, 음악을 고르는 작은 순간마다 이미 AI의 도움을 받고 있지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편리함의 나열을 넘어서, AI가 인간과 세계를 어떻게 바꾸어 갈지 묻습니다. 기술의 문제를 넘어 삶의 질서와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세 명의 저자가 참 흥미롭습니다. 외교의 거장 헨리 키신저, 구글 전 CEO였던 에릭 슈밋, 그리고 MIT의 과학자 대니얼 허튼로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함께 글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AI 이후의 세계가 얼마나 다차원적인 문제인지, 이미 저자들의 조합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AI가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스스로 학습하고 예측하며 때로는 인간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답을 내놓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결과 앞에서 우리는 오히려 당혹감을 느낍니다. 두려움과 매혹이 동시에 스며듭니다.


키신저는 이 문제를 철학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인간은 오랫동안 자신을 ‘이성적 존재’라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이성의 일부를 기계와 나누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까요? 그의 물음은 존재론적 깊이를 지니고 다가옵니다.


슈밋은 더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봅니다. AI는 이미 국가 안보와 사이버 전쟁, 경제 패권의 한복판에 놓여 있습니다. 기술 경쟁은 곧 국제 질서의 경쟁이 됩니다. 허튼로커는 차분하게 AI의 원리와 한계를 설명하며 균형을 잡아 줍니다. 덕분에 책은 극단으로 기울지 않습니다.


결국 이 책은 기술보다 인간의 태도를 묻습니다. 우리는 AI가 열어 놓을 질서에 무작정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책임을 가지고 이끌어갈 것인가. 편리함은 선물일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창의성과 공동체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보다 사람이 중심에 서야 합니다.


저자들의 목소리가 향하는 곳은 통제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근원적인 물음이지요. AI 시대에 인간은 누구이며, 무엇을 소중히 지켜야 하는가. 이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과 윤리의 언어로만 대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다움의 본질을 지키자는 외침이 담겨 있습니다.


AI는 미래를 설계할 수는 있지만,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합니다. 의미를 만들고 책임을 지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AI 이후의 세계는 결국 우리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세계를 선택하며 살아갈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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