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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찌모찌의 맛있는 책 읽기
  • 전통을 옹호하다
  • 야로슬라프 펠리칸
  • 11,700원 (10%650)
  • 2024-04-17
  • : 1,870



새로움이 주는 신선함이 있습니다. 새로운 것은 이전의 것에 비해 발전된 듯하고, 좀 더 완성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새로움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것은 옛 것을 품고 있습니다. 그 안에 많은 역사와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전통'을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갈 때, '통찰'이 주어집니다.


'전통'과 '통찰'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무시한 채, 미래를 바라볼 수 없습니다. 수많은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통찰'은 '전통'의 또 다른 목소리와 같습니다. 전통에 귀 기울일 때 더 나은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그리스도교 역사가인 야로슬라프 펠리칸(Jaroslav Pelikan)은 '그리스도교의 전통'에 대한 5권의 저술을 남겼습니다. 『그리스도교 전통』(The Christian Tradition)에서의 그의 방대한 사상을 이 책 『전통을 옹호하다』에서 간명하게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983년 펠리칸의 제퍼슨 강연을 토대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는 서문에서 평생의 연구를 돌아보며 이 강연을 준비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평생의 연구가 이 책에 녹아져 있음과 동시에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현장감이 느껴지는 언어로 그의 연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마치 전통을 성서와 대립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펠리칸은 오히려 그리스도교의 전체 역사를 통해 보다 폭넓게 전통을 살펴보기를 요청합니다. 그리하여 유구한 전통 가운데 보다 풍요로운 조화가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합니다.


전통을 면밀하게 관찰하다 보면 새로운 것은 이전의 것을 품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혹여나 전통과 대립되는 것처럼 보이는 관념이나 사상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새로운 논거는 기존의 사상을 전제하며, 부분적으로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의 재발견은 과거를 재발견하며 재구성합니다. 과거의 체계나 사상이 전통을 어떻게 선택하며, 해석했는지가 중요합니다. 펠리칸은 자신의 연구에서도 이를 중시했다고 밝힙니다. 즉 전통의 비언어 요소 혹은 개념으로 잡히지 않는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것이죠.


전통에 대한 펠리칸의 개념은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교리의 발전을 이해했으며, 아돌프 하르낙(Adolf von Harnack)과 존 헨리 뉴먼(John Henry Newman)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전통은 그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를 그 안에 가두지 않습니다. 또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자신을 넘어서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보편적 진리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전통은 그것을 안내하며 도와줍니다.


우리는 과거의 것에 사로잡혀 있는, 죽은 신앙인 '전통주의'는 멀리해야 합니다. 반면 살아있는 전통을 통해 통찰로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전통을 올바로 계승할 때 우리는 풍요로운 유산을 통해 살아있으며, 더욱 깊이 있고, 힘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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