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 김민서 | 창비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게 된 서평입니다.
* 책에 대한 스포가 담겨있습니다.
김민서 작가님은 '율의 시선'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책을 읽었을 때부터 청소년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청소년 소설에서 이렇게 좋은 내용을 담아내는구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김민서 작가님의 신작이 나온 다고 했을 때부터 신간 알림을 신청했었다.
좋은 기회로 서평단에 당첨되어 기대했던 호구를 읽게 되었고. 오랜만에 읽은 작가님의 책은 여전히 좋았다. 솔직히 첫 부분에는 의아하기도 했었다. 윤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아버지와의 관계와 말로부터 윤수는 당하는 삶이 아닌 다른 삶을 한번 살아보려 한다.
p134. 하지만 나는 잊히지 않는 기어깅 되고 싶었다. 누군가의 가슴에 깊이 꽃혀서 영영 지워지지 않은 채 남고 싶었다. 그러니 이 욕망은 불가항력이었다. 호구보다는 개새끼가 오래 남잖아.
솔직히 바뀐 윤수의 삶을 응원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었고,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주인공인 윤수는 얼마나 더 많은 생각을 했었을까? 이 책은 아직 청소년인 윤수가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좋을지 방황한다.
p187.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 숨 막히게 최선을 다 했어. 이 고통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러니 타인은 나를 증명할 수 없어. 신조차도 나를 증명할 수 없어.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이게 나의 프라이드야.
p199.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힘겹게 견뎌 왔던 지난 세월이 모두 내 생의 신의 한수였다면.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핍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핍하여 열등감에 찌들고, 깨지고, 잃어버리고, 그리고 멈춰 서고.
p204. 하지만 파도가 치면 휩쓸려야지. 휩쓸리며 파도를 알아가야지.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파도를 타고 있겠지.
p206.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을 살고 있어. 남을 위한 순간을 살지마. (...) 너를 위한 순간을 살아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방황하던 그 순간도 내가 성장하는 기회였음을. 파도를 탈 수 있게 연습하는 과정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부딪치고 깨지고 단단해지며 얻어낸 삶이 행복한 삶을 아닐지라도. 충분히 나에게 가치있는 삶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청소년 시기는 가장 파도를 많이 만나며 중심을 잡지 못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흔들리며 불안해 하는 청소년들에게 김민서 작가님께서 쓰신 이 글들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파도를 탈 수 있다고, 오직 너희만이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나갈 수 있다고 뜨겁게 말해주고 있으시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