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이렇게 흐른다. 그러다가도 어느 날 다섯 사람 중 한 사람의 얼굴을 보면, 웃거나 집중하거나 음식을 씹는 그 얼굴에서 자신들이 사랑했던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본다. 그 안에 전부 있다. 이 몇 사람에게로 응축된 인류는 더는 종잡을 수 없이 이질적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종種이 아니다. 가깝고 붙잡을 수 있는 존재다.
-알라딘 eBook <궤도> (서맨사 하비) 중에서- P30
말수가 적고 건조한 유머를 구사하며 감상적이기도 해서 영화나 창밖 풍경에 대놓고 눈물을 흘리는 안톤은 우주선의 심장이다. 피에트로는 머리다.(이번 체류 기간의 선장으로, 능숙하고 유능해 뭐든 뚝딱 고치고 밀리미터 수준의 정밀함으로 로봇 팔을 제어할 줄 알며 극도로 복잡한 회로기판도 배선하는) 로만은 손이다.(모두에게 영혼이 있노라고 주장하는) 숀은 영혼이다.(꼼꼼하고 공정하고 현명한, 쉽게 정의 내리거나 납작하게 단정 짓기 힘든) 치에는 양심이고(8리터의 폐활량을 자랑하는) 넬은 숨통이다.
-알라딘 eBook <궤도> (서맨사 하비) 중에서-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