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조자운 2025/11/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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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의 마음 공부
- 장석주
- 16,920원 (10%↓
940) - 2025-11-17
: 1,880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이 책 덕분에 도덕경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낡은 지혜가 아니라, 지금의 마음에 그대로 닿는 문장들이었습니다.
문장을 읽다 보면 ‘왜 지금 이 시기에 이 책을 펼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과하게 움직이고, 과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조급하게 몰아가는 일상 속에서 오래전 노자의 문장이 마치 작은 이정표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는 구절을 읽을 때 마음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만 좇느라 조급해진 나를 바라보게 되었고, 속도를 줄이라는 조용한 시그널처럼 다가왔습니다.
책 곳곳에서 ‘비움’이라는 주제가 반복되는데, 읽을수록 비움은 단순히 덜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의 불필요한 긴장을 풀어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노자의 문장은 짧지만, 그 여백이 넉넉해 오히려 더 많은 의미를 품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설명하는 문체 덕분인지, 억지스러운 감동 없이 자연스럽게 울림이 남습니다. 일상의 리듬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호흡을 들여다보고 싶은 날에는 좋은 동반자가 됩니다. 오늘처럼 마음이 복잡한 날, 이 책의 한 페이지가 의외로 큰 여백을 만들어 줍니다.
조금 더 느긋하게, 이 책이 말하는 ‘물처럼 사는 법’을 마음에 새기며 지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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