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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운님의 서재
  • 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
  • 윌 엘즈워스-존스
  • 22,500원 (10%1,250)
  • 2025-06-19
  • : 1,550
책은 단순히 예술 작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점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겪는 운명의 아이러니였다. 원래 대중에게 열려 있던 거리 예술이, 작품으로 인정받는 순간 소유의 대상이 되면서 본래의 의미와 공간성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이 '소유'되는 순간 그것이 가진 자유와 메시지가 함께 소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뱅크시의 작품들이 훼손되고, 도난당하고, 파괴되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예술의 영속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접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작품의 소실을 넘어서, 예술의 소비와 보호를 둘러싼 사회적 모순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뱅크시가 개인적 메시지를 넘어서 사회적 비판, 풍자, 저항을 예술에 담아왔다는 점을 새삼 실감했다. 작품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예술의 기억과 질문이다.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예술의 가치란 무엇인가?'

사라진 작품들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기록하는 저자의 작업을 통해, 예술의 일회성과 그 순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지라도, 그 맥락과 이야기는 기억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작품의 '흔적'도 소중함을 강조한다. 이는 예술이 단순히 물리적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술의 본질은 형태의 영속성이 아닌, 사회와 인간에게 남기는 영향과 질문에 있다"는 작가의 근본적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이는 뱅크시의 작품들이 물리적으로는 사라졌을지라도, 그들이 제기한 질문과 메시지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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