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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su님의 서재
  • 용서의 기술
  • 제니스 A.스프링
  • 9,900원 (10%550)
  • 2007-11-10
  • : 577
보통 사람들과 비교해서 현저히 낮은 나의 공격성.
내 Therapist 는 공격성이 낮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이 순하고 타인과 별 문제없이 잘 지내며, 화도 잘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처럼 공격성이 많이 낮을 경우, 오히려 내재되어 있는 강한 분노 감정을 억압하기 때문인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선생님은 용서, 특히 나를 용서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제안을 하셨다.
하지만, `용서`라는 화두에 접근할 수록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선 타인을 용서하는 방법을 알아보자는 생각에 찾게된 책이다.

용서에 접근하는 4가지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1. 거짓 용서 (Cheap Forgiveness)
2. 용서 거부 (Refusing to Forgive)
3. 수용 (Acceptance)
4. 순수한 용서 (Genuine Forgiveness)

저자는 수용과, 순수한 용서로 나아가도록 북돋아준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분노와 억울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를 먼저 용서해야 타인을 수용할 수 있다는데,
왜 내가? 왜 나만 가해자를 이해해야돼?

머리와 가슴으로 이해가 되다가도 억울함과 분노의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나의 경우는 대부분 거짓 용서 또는 용서 거부로 이어지는데, 이것은 나의 유년시절 성장환경과 관련이 깊다.
거짓 용서 중에서도 가장 전형적인 케이스에 속하는 나를 발견하고 피식 피식 웃음이 난다.
너무도 간편한 거짓 용서의 힘 때문에, 다른 건강한 방법들을 쓰지 않는다. 어릴 적 부터 개발된 전문가적 거짓 용서 스킬은 재빠르게 상황판단을 하고 표면적인 문제들을 순식간에 해결한다. 그러나, 마약같은 이 스킬을 쓰게되면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만, 역시나 마약이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 처럼, 내부적인 진짜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되면 친밀감에 문제가 생긴다. 친밀감은 신뢰가 기반이 되는 것인데, 친밀감에 문제가 생기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감정을 억압할 때도 자존감이 낮아진다. 감정을 억압하면 화를 내야 할 때 내지 않게 되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면 주위 사람들과 친밀감에 문제가 생기고 그래서 자존감이 낮아지는데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선생님이 상담 시간에 이미 언급하신 것과 다르지 않다.

참 신기한 메카니즘이다.

자기분석을 하다가도 저항이 크게 인다.

화가 나지만 끝까지 읽었다. 나의 Therapist 는 분노 감정을 감지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한다.

요새 나를 찾는 데에 온 시간과 정신을 쏟느라 다른 일들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릴적 제대로 보내지 못한 사춘기를 이제서야 겪는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겪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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