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뭔지도 모르는 말로 해석해 놓은 주역 서적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한자가 어렵고 고전이라면 머리 아픈 사람이라도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아마도 저자가 제도권의 영향을 받지 않았고 평생에 걸쳐 경험과 직관으로 쌓아 온 내공으로 이 책을 만들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탈고하느라 저자는 당뇨병까지 악화될 정도로 애를 썼다고 들었다. 그만큼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았다는 얘기다.
이렇게 쉽게 풀이할 수 있는 것을 교수입네 뭐네 하는 식자들은 왜 그렇게 어렵게 썼을까? 아마 자신도 뭐가 뭔지 몰라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살짝 든다.
저자의 강의를 몇 번 들을 기회가 있었다. 책의 내용이 일상에 배어 있고 강의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역이 곧 저자 자신의 일생인 것 처럼 느껴졌다. 진정한 학자는 이런 분이지 싶다.
일독하는 것으로는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고 곁에 두고 생각날 때 마다 들쳐보는 것이 좋을 성 싶은 책이다. 천필만독하는 과정에서 어느 날 갑자기 이 책의 오의를 깨쳤다는 저자의 고백이 아니더라도 저자의 해설은 기존 학자들의 겉만 번지르르한 해설이 얼마나 오만한 행위인지 깨닫게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한번은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