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 이런 물음에 앞서 나는 그럴 수 있을까를 자문해 보니 '글쎄...'라는 답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나의 옆지기도 절망일 것만 같은 상황에서 희망을 바라고 바라 그 희망을 이룬 경험이 있지만,
그때 나는 당사자였다기 보다 저자분 아내가 입원한 적 있다는 청주 터미널 앞 바로 그 재활병원을 매주 방문하며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가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애쓰던 남편을 옆에서 응원하는 제3자였기 때문에
내가 이런 상황이었다면....나는 고통 속에서 희망을 바라고 노래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니 '글쎄...'라는 답이 먼저 떠오른걸거다.
이 책은 어느날 갑자기 아내에게 닥친 희귀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부의 긴 불행의 여정 속에서 살아가는 한 남편의 이야기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정말 딱 이 내용이 전부이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한 가치를 말하자면 결코 한 문장으로 끝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과정이 너무도 따뜻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사건과 이야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6년 간 "사랑"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지극 정성의 간병기와 투병기는
그들에게 닥친 불행처럼 보이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너무도 "담담히" 그려져 있다.
담담히...
글쎄... 이런 표현이 어찌 보면 저자분께는 감히 죄송스럽지만, 난 그렇게 느껴졌다.
지독한 고통과 힘듦이 분명한 현실을 묘사하고 있고 상상이 되지만, 그 상황을 매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그 담담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에게 울리는 메시지의 울림은 너무도 크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건지 생각해 보니, 저자분께서는 분명 희망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희망은 사랑 때문이리라는 생각도 해 본다.
변함 없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이름도 없이 돕는 이웃들의 손길에 대한 깊은 감사가 저자분에게는 힘들디 힘든 긴 간병의 시간을 받아 들이게 하는 밥이 되고 약이 되는 것 같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고 정확한 처방도 없이 그저 이번에는 이렇게, 다음번에는 저렇게 행하면서
좀 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결과를 보이는 처방을 따르는 막막함과,
또 그 마저도 한 곳에 치료 받을 수도 없는 몹쓸 의료제도 속에서,
환자 만큼이나 몸과 맘이 지치는 생활의 반복 속에서도 찾아지는 기적과도 같은 가족 사랑과 이웃 사랑은
이 가족이 살아가는 힘이다.
어마어마한 고통을 잘 극복하시니 더 큰 사랑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더욱 잘 전해지는 것 같다.
그 사랑은 분명 낯도 모르는 그 분들을 위한 희망을 나도 함께 기도하게 한다.
"그러니 그대들이여 쓰러지지 마세요.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