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안내자, 별 하나
  • 우리들의 집밥
  • 권혁희 외
  • 16,200원 (10%900)
  • 2026-03-31
  • : 1,710





저자는 권혁희, 김경민, 김부선, 김은경, 신지현, 유재숙, 유정임, 이현미, 정인숙이다. 저자 권혁희는 사람이 머물다 가는 자리의 온기를 사랑한다. 좋아하는 이들과 나누는 정겨운 대화 한 조각에서 가장 소중한 맛을 찾는다. 주방과 식탁, 그리고 삶의 소소한 순간들에서 길어 올린 글을 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로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저자 김경민은 사라져 가는 밥상의 기억과 가족의 체온을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쓴다. 꽃차를 덖고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며, 일상의 기억과 관계의 온기를 글로 기록한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위해 상담을 공부하고 있다. 저자 김부선은 봄부터 가을까지 텃밭에서 채소를 심고 가꾸고 거두는 동안 느끼는 것들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서 참 좋아 한다. 저자는 앞으로도 텃밭을 가꾸듯 글을 쓰고 싶어한다.

저자 신지현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작은 행위는 더디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느린 시간 덕분에 복작했던 관계와 감정들이 조용히 사그라들기도 한다.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오래도록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3월이 되면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 사이로 어느새 따스한 기운이 스며든다.

앙상했던 가지에는 새순이 돋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도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한다. 한 번도 나물을 캐 본 적 없던 저자 권혁희에게 커다란 도전이었다. 이제 막 푸릇푸릇하게 싹이 돋아나는 들판에서 순이는 냉이랑 달래 구분법을 가르쳐 주었다. 톱니 모양의 잎이 들쭉날쭉한 것은 냉이, 가는 잎이 한두 줄기 솟아 있고 알부리가 둥근 것은 달래였다.

저자는 열심히 설명을 듣고 순이가 나물 캐는 모습을 지켜봤다. 냉이는 곧잘 찾을 수 있었지만, 유독 달래를 구분하는 건 어려웠다. 달래하고 자신 있게 캐보면 번번이 풀이었다. 마트에서 사 온 달래간장을 만들고, 갓 지은 콩나물밥을 식탁에 올리며 순이를 생각한다. 지금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녀의 식탁에도 봄의 향기가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저자 김은경의 멀리 기숙학교에 다니던 딸이 학교 식당으로 밥 먹으러 가면서 오늘 점심 메뉴가 비빔밥이라고 좋아하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목소리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할 때였는데 기쁜 목소리에 저자 마음까지 밝아졌다. 저자는 ‘비빔밥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딸이 고등학교에 가기 전까지 비빔밥을 해 준 적이 없었다.

저자는 나물들이 고추장과 참기름으로 밥과 버무려지고 달걀을 얹어 먹는 맛을 딸 때문에 알게 되었다. 방학에 집에 온 딸과 처음으로 비빔밥 위에 올리는 달걀은 딸에게 엄마 사랑의 크기였다. 한 개 더 올려놓으면 식탁에 앉으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넓은 그릇에 나물들을 색 맞춰서 예쁘게 담고 달걀을 올려놓으면 밥보다 채소를 네 다섯 배는 더 먹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커다란 양푼에 비빔밥들을 넣고 한 번에 비벼서 퍼먹고 싶어 한다. 저자는 비빔밥처럼 잘 어우려 살아가고 싶어 한다.

고구마 줄거리가 풍성해지기 시작하는 9월이 오면 저자 유재숙은 몇 번이고 오빠네 밭에 고구마 줄거리를 따러 갔다. 밭에는 새까만 가을 모기가 판을 친다. 모기약은 온몸에 뿌리고 가지만 새까맣게 생긴 산 모기들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덤빈다. 처음에는 모기가 너무 무서워 고구마밭에 가는 것이 꺼려졌다.

그러나 고구마 줄거리에 대한 저자의 욕심이 모기에 대한 두려움을 이겼다. 욕심껏 줄기를 따다 보면 해지는 줄 몰랐다. 고구마 줄기를 커다란 봉지에 가득 담아 차에 싣고 집으로 가다 보면 온몸이 가려웠다. 옷을 입은 위로도 모기들은 사정없이 물었다. 온 몸에 모기가 물어 몇 군데인지도 모르게 물린 곳이 가려웠다.

그런데도 가을이 되면 저자에게는 고구마줄기 볶음은 최고의 반찬이 된다.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그때그때 꺼내어서 식용유를 넣고 마늘을 볶다가 물에 녹인 고구마 줄기를 넣고 물을 조금 붓고 굵은 소금을 넣는다. 다 볶아지면 파와 고춧가루를 넣고 마지막 간을 한다.



냉동실에 있던 고구마 줄기는 맨 처음 따서 볶았을 때처럼 싱싱하지 않아서 상큼한 맛은 없지만, 조금 물기가 빠져서 쫄깃해진 고구마 줄기도 맛이 좋다. 가끔 들깨가루를 넣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냥 맹숭한 맛을 좋아한다. 고구마 줄기 봉지가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내년을 기다린다.

어느 주말 오후였다. 냉장고에 배추 한 포기가 보였다. 저자 권혁희는 새로운 요리가 하고 싶어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반포기로 배추찜을 만들었다. 배추를 찌고 그 위에 간장양념장을 부어 먹는 간단한 요리였다. 배추찜을 상에 올렸다. 어서 먹어 보라는 말에 남편과 첫째 아이는 한입씩 먹고 동시에 인상을 찡그렸다. 두 사람의 표정을 본 둘째 아이는 먹기 싫다며 손도 대지 않았다.

남편의 유별난 배추전 사랑은 10년 전, 속초 여행부터 시작됐다. 남편은 여행을 다닐 때 현지 시장을 찾는다. 시장이 주는 생동감과 그곳만의 분위기, 다양한 물건과 먹거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점심시간에 맞춰 시장에 파는 음식을 즐긴다. 속초에 여행을 갔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장 안에는 닭강정, 오징어순대, 메밀 전병, 메밀전, 등 눈길을 끄는 음식이 가득했다. 점심으로 메밀전병, 메밀전과 오징어순대, 를 주문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남편은 한동안 배추전을 해달라고 했다.

메밀전이 배추전으로 각인된 것이다. 메밀전과 배추전은 이름만 보면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 남편과 아이들은 배추전만 해 주면 군말 없이 접시를 싹싹 비운다. 인생도 정답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정답이 없다는 건, 무엇을 시도해도 괜찮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배추찜의 실패가 결국 배추전이라는 확실한 답을 가르쳐 준 것처럼 말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배추전을 향해 바쁘게 움직이는 식구들의 젓가락질을 보며 깨닫는다. 이 단순한 정답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다는 것을, 오늘도 이 명쾌함 앞에서 기꺼이, ‘답이 정해진 너’ 배추전을 부친다. 난 이 책이 요리책인줄 알고 읽었는데 요리에세이 같은 새로운 장르였다. 집밥이나 요리로 일상이나 가족의 사랑을 잔잔하게 얘기하는 책이다.



#엄마의밥상 #집밥 #9인9색밥상 #우리들의집밥 #스토리닷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