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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 읽기의 혁명
  • 손석춘
  • 10,800원 (10%600)
  • 2003-03-03
  • : 3,721

1.편집을 읽어야 기사가 보인다.

요약 및 소감: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다. 우리 집만 해도 신문이 아침마다 온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신문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

'신문 바로 읽기'의 핵심은 신문을 살아있는 생물로 인식하고 읽는 것이다. 자, 이제 진정한 신문 읽기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편집이란 신문이 우리 집에 오기까지 거치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이 편집을 잘 이해해야만 신문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큰 표제를 읽고 작은 본문을 읽는다. 하지만 그게 정말 옳은 읽기 방법일까? 우리나라의 신문제작소(맞나?)에서는 취재기자가 본문을 쓰면 취재부장이 수정을 하고 편집기자가 디자인(구성?)을 짜고 표제를 달은 뒤, 편집부장에게 수정 되고 편집국장이 검토를 한 뒤 신문이 배달된다. 이 같은 많은 단계의 편집은 수정을 거치며 기사를 나아지게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진실을 왜곡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신문을 만들 때 본문을 적고 다른 사람이 표제를 적으니 우리도 그렇게 읽는 것이 좋다.

신문 1면. 신문의 얼굴이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면이다. 가판대 신문은 1면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1면은 매우 중요하게 작업한다. 신문 편집은 메이크업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화장, 거짓편집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말이 나올 정도로 신문의 과대포장과 선정선은 문제가 된다.

2.지면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다.

이 책은 신문이 입체라고 한다. 한가지 사건을 읽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연관의 고리들을 엮어가며 봐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신문의 면별 편집에 있다. 면별 편집은 자기가 원하는 기사를 찾기 쉽고, 보다 깔끔하게 정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각의 분야 면이 정해져 있어 아무리 중요한 사건이 터져도 정해진 면에만 적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 단점을 극복한 것이 종합 편집인데, 종합편집이란 1면에 주요기사들을 적고 2,3,4면에 연관되는 내용의 기사를 적는 것이다. 즉, 면별 편집처럼 각각의 분야 면에 제한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 편집 방법의 힘으로 1면이 정치면이라는 고정관념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파격으로도 편집의 틀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았다. 동아 일보는 1면에 대학문화관련 기사를 싣는 파격적인 행동을 했지만, 편집으로 내용이 왜곡돼 종합편집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러면 이 왜곡들을 뚫고 '입체적' 신문읽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에 적은 것처럼 기사를 읽고 그 기사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지면을 들쳐가며 관련기사를 찾아 읽어야 한다.

그런데, 신문은 왜 이렇게 왜곡이 심한 걸까? 옛날에도 신문은 정치권에 의해 심하게 왜곡되어 왔다. 아무래도 신문은 사회 속의 존재이기 때문에 정부에 잘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따로 보도지침을 내릴 정도이니 말이다.

신문에는 '판'이라는 게 있다. 판은 보통 1~5까지 있는데, 책으로 치면 '쇄' 같은 것이다. 근데 이 판은 원래 최신정보를 더 싣는 긍정적 역할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위권에게 불리한 기사가 통째로 사라지는 등 악용되고 있다. 왜 그랬을까? 신문에는 광고주가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바로 광고주의 압력의 의해 기사가 삭제된 것이다. 특히 신생 신문사의 경우에는 광고주의 말을 듣지 않기가 힘들다. 신문사의 제1순위는 이익 창출이기 때문이다.

요약을 했지만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위에 적은 것 말고도 여기에 나온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적지 않겠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쉬는 시간에 조금씩 읽다 보니 흐름이 끊겨 그냥 그런 책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두 번 읽으면서 좀 이해가 되고 '아, 나도 신문을 자주 읽는데, 이제 본문 먼저 읽어야 되나? 신문을 너무 믿지 말고 표제에 속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다. 나도 '신문사는 사기업이니까 돈 받고 왜곡하면서 기사 쓰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 중 1명 이었는데, 2단원 마지막 줄에 '신문에 특혜를 줄 필요가 없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특혜가 뭔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3번째 단원의 내용은 '사설 읽기'이다. 사설은 우리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강조하셨다. 어릴 때는 그 이유를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사설은 신문사의 주장을 담은 것이라는 것'이 이번 단원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신문을 어떻게 읽어야 할 지 알게 된 느낌이다.

그런데 그 사설도 권력과 재물 앞에 무릎 꿇고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일단 그렇게 왜곡되는 구조를 살펴보자. 사설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기사와는 약간 다르지만 결국 돈을 갖고 있는 사주가 가장 위에 있는 것은 같다. 논설 위원이 글을 쓰면 주필이 고치고 상황에 따라 사주가 다시 고치는 것이다. 구조가 이렇다 보니 돈을 가진 사주에게 이득이 되도록 글이 쓰여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글을 보고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것일까? 좌절하고 신문을 읽지 않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 방법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최선책은 아니다. 지금 사람들을 보면 왜곡 같은 것이 있다고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신문을 읽을 것이다. 특히 노인 분들이 그런 것 같다. 그러면 남은 2~30대가 신문을 읽지 않으면? 그런다고 신문사가 망할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이 신문을 그만 읽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은 '고급 독법'을 이용해 신문을 읽은 뒤 신문사를 압박하라고 나와 있다. 독자가 절대 다수이니 모든 독자가 계몽해 신문사의 왜곡을 막는 시위와 항의를 한다면 신문사도 결국 굴복 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어떻게 해야 신문을 잘 읽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신문의 왜곡을 뼈저리게 느낀 뒤에는 '어떻게 해야 신문의 왜곡을 막을 수 있을까?'로 목적이 바뀌었다.

내 생각으로는 이 책에는 '고급 독법' 과 '신문사 압박 방법' 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만 똑똑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위 두 가지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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