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강 / 인간이란 좋겠네
토끼는애옹 2025/11/27 23:53
토끼는애옹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인간이란 좋겠네
- 문은강
- 15,300원 (10%↓
850) - 2025-11-05
: 2,000
문은강 / 인간이란 좋겠네
한 사람의 하루를 담아내는 문학 컬렉션, 다소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한 편의 소설과 함께, 그 소설을 써 내려간 작가의 일상과 다짐이 담겨있다.
사랑은 언제나 이해보다 먼저 찾아온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보다, 그 사랑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문은강의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 한다.
시인 장진영은 연인의 귀가 시간에 맞춰 베란다에 나갔다가 추락사한다. 사고인지, 선택인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이 죽음은 남겨진 두 여자, 연인 양미애와 제자 마여진을 마주하게 만든다. 소설은 장진영의 부재 이후를 따라가며, 그를 사랑했다고 믿는 두 여자가 어떤 방식으로 그를 기억하고, 소유하고, 끝내는 놓지 못하는지를 교차해 보여준다.
양미애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그와의 시간을 지우지 않은 채 살아간다. 그녀에게 사랑은 도망치지 않고 견디는 일이었다. 함께한 날들의 기억 그가 남긴 말과 부재는 양미애의 일상을 짓누르지만, 그녀는 그 무게를 끝내 자신의 삶 안에 들여놓는다.
한편 장진영의 제자였던 마여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를 애도한다. 그녀에게 사랑은 붙잡는 행위로, 떠나려는 존재를 곁에 가두는 욕망에 가까웠다. 장진영을 향한 감정은 존경과 사랑, 소유욕이 뒤섞인 형태로 점점 폭주하고, 그의 죽음 이후에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기 위해 기억과 감정을 집요하게 붙든다.
한 남자의 죽음에서 시작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를 붙잡으려 했던 두 여자의 이야기. 마여진의 가족사와 성장 과정, 양미애가 걸어온 시간의 결들이 서서히 밝혀지며, 그들이 왜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인간의 성질, 사랑 앞에서 우습고 추잡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 이토록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존재일지라도, 그래서 더욱 인간이란 좋겠다고.
우리는 사랑 앞에서 과연 어떤 인간으로 남게 되는가.
#다산북스 #다산책방 @daso_series #도서제공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