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팀장의 모습으로 노 저어 가기
hello67 2022/10/0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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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일로 건너가는 법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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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2-09-28
: 3,264
내일, 혹은 내 일. 카피라이터 출신 광고인이자 여러 책의 저자인 김민철 작가가 털어놓는 직장다반사와 팀장이라는 ‘내 일’ 이야기를 담은 책,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을 읽었다. 휴직을 한 상태에서 읽으니 차분히 거리를 두고 내 직장생활의 순간들도 곱씹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김민철 작가는 광고회사 TBWA에서 박웅현 작가의 팀원이자 (초베스트셀러 <책은 도끼다>의 그 박웅현 님이다!) 카피라이터 김하나 작가(<힘 빼기의 기술>,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후배로 주니어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멋진 팀장, 배울 만한 선배와 회사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몹시 드문 행운이다. 하지만 길든 짧든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반짝이는 순간들, 남다른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고 믿는다.
짧게 스파크가 튀었던 지점의 기억들을 간직하고, 내가 선배가 됐을 때, 팀장이 되었을 때 이러이러한 모습들을 그려보곤 했다. 김민철 작가도 운좋았던 주니어 시절을 자양분으로, 본인이 만난 이런 저런 인간군상들을 조금씩 흡수해 자신만의 색깔로 빚어진 ‘좋은 팀장’의 모습에 가 닿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책임과 무능력 없이 여섯 시에 퇴근을 하겠다는 건, 매 순간 촘촘히 날을 세우며 일하겠다는 다짐이자 태도다. 매 순간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겠다는 태도, 그리하여 사생활의 영역에 회사 일을 침범시키지 않겠다는 태도. 내 생활의 주도권을 내가 갖겠다는 선언. 야근을 하긴 하는데, 도대체 왜 야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시간은 신입사원일 때 끝내야 한다. 내 일인데 언제 끝날지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는가.
내 일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지 않는다면 누가 가진단 말인가.
p.49
야근처럼 손쉬운 성취감은 또 없으니까. 그 가짜 성취감에 도취되지 않아야 한다. ... 조금 안이한 논의, 조금 여유로운 일처리, 남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 조금 늦어진 결정, 그 조금 조금이 모여서 오늘의 야근이 된다.
p.50
결국 모두는 스스로를 위해 먼 곳에 점을 찍고 그쪽을 향해 노를 저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대신 노를 저어줄 사람도 없다. ...
닮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모습에서 멀어지도록. 기어이 닮고 싶은 누군가의 모습 쪽에 '나'라는 쪽배를 정박할 수 있도록.
p.168
누군가의 팀원이었고, 이 길을 쭉 가다 보면 높은 확률로 언젠가 팀장이라는 점에 다다를 모든 직장인들에게, 김민철 팀장님의 경험이 공감이자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직장 에세이이지만 따뜻함이 가득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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