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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sl00님의 서재
  • 최애, 타오르다
  • 우사미 린
  • 12,600원 (10%700)
  • 2021-08-05
  • : 1,320
창작과 비평사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아본 책. 길지 않은 내용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주인공인 고등학생 아카리가 '최애'인 아이돌 우에노 마사키의 폭행 사건 이후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 또한 아카리처럼 어릴 적부터 참 많은 사람들을 덕질해오며 덕후 유전자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 같다고 늘 생각해왔다. 덕후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은 남들의 배 이상으로 무언가에 빠져들고 뛰어들고 불타오른다.

현생과 덕질을 올려둔 저울은 시간마다 오르락내리락하고 어느 순간엔 무게 중심이 온통 최애에게만 쏠려있는 것 같은 시간들. 현생이라 불리는 나의 일상은 어느새 최애를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그런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아카리의 마음을 너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하나도 내 것 같지 않은 일상 속에서 자신을 살아가게 해준 유일한 원동력인 최애. 나 역시도 무자비한 현생을 최애를 통해 이겨내고자 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아카리의 삶을 비난할 수 없었다.



99년생 작가인 우사미 린이 써내려간 이 소설은 언젠가 몰래 보았던 누군가의 일기장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끼리 몰래 비밀로 나눴던 얘기들을 지켜보는 것 같기도 하다. 무슨 말을 해야할까. 모두 비슷한 마음인 때, 고작 하트나 별을 누르는 것으로 네 마음 나도 잘 안다고 말하던 시간들. 그런 위로 같지 않은 위로 속에서 최애의 존재가 유일한 삶의 이유인 것만 같았던 때. 그 존재가 부서지는 시간들에서 아카리가 느끼는 감정들을 비슷하게 느껴봤기에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한동안 인터넷에는 탈덕문이라는 것이 떠돌아다녔다. 연예인의 덕질을 그만두며 그 이유와 소감을 적은 글이다. '입덕은 요란하게 탈덕은 조용히' 같은 문구가 여전히 유효하지만 어떤 탈덕문은 공감을 얻으며 온갖 사이트로 퍼날라지기도 했었다. 현생을 모두 버리고 최애만을 위해 살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자기 삶을 챙기겠다는 내용의 글을 써내려간 것인데, 이 소설을 읽으며 그런 탈덕문들이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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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덕질 중인 사람

2. 덕질을 했었던 사람

3. 최애의 병크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

이라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이다.



작년 여름 가와데보쇼 문예지 '분게이'에 발표되자마자 sns상에서 화제가 되었고 연재 종료와 동시에 출간된 이 소설은 올해 1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또한 일본 베스트셀러 1위로 누계 발행부수 50만 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사실 이런 기록들이 이 소설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99년생 대학생인 작가 우사미 린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느낀 점이 많다는 것 같다.



이 책을 국내 정식 출간 전 가제본으로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 오랜만에 내 덕질 역사와 나를 돌이켜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최애타오르다 #우사미린 #최애타오르다가제본서평단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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