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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소설은 드라마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스토리 진행 방식 자체가 다르고 소설의 유미의 삶도 드라마 다릅니다. 소설 속 유미는 좀 더 거짓된 삶을 많이 만들고, 어쩔 수 없다는 핑계는 대지 않아요.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그녀는 어울리는 사람처럼 굴기도 합니다.
저는 소설을 읽고 '정착하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낯선 곳으로 혹은 낯선 세계로 항상 움직이고 싶어 하는 제 마음과도 닮은 부분이 있더군요. 또 소설 속 캐릭터 '이유미'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습니다. 왜 제목이 친밀한 이방인일까... 얼굴이 없는 그녀는 드라마 속 '이유미'의 캐릭터와는 또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드라마와 비슷한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다른 부분이 많아서 드라마를 봤더라도 소설을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아래는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 흔적 없이 사라진 남편 '이유상'을 찾는 '진'
소설 속 화자는 예전에 썼던 소설의 원작자를 찾는다는 신문의 광고를 보게 됩니다. 몇 권 발간하지도 않았던 습작에 가까웠던 소설의 원작자를 찾는다니 그녀는 이 신문 광고를 낸 '진'을 만나게 됩니다. 진이라는 여자는 자신의 남편이 사라졌다면서 이 소설은 예전에 남편이 썼다고 했던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남편이 남긴 일기장을 건네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여자였던 '이유미'주변의 인물들은 화자가 소설을 쓰기 위해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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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덮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죠. 그 여자는 나를 물끄러미 올려보더니, 피식 웃었습니다.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어요. 마치 나를 비웃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얼마 후, 그 여자는 말없이 나를 떠났습니다."
# 그녀의 진짜 삶은 어디에도 없다
이유상은 이유미가 거처 간 이름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유상이라는 이름이 마지막이었는지 그 후에도 다른 이름을 썼는지 소설에서 나오지는 않았죠. 이유미는 미군 부대 근처 양장점을 하고 있는 아버지의 딸로 태어납니다. 드라마처럼 어머니가 농인이라는 설정도 같습니다. 하지만 미군을 상대로 술집에서 일하던 언니 ‘로라’가 '유미'에게 아나스타샤라는 별명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그 '로라'라는 여자는 끔찍하게 미군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어린 유미에게 이 사건은 큰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 허영심이 부른 거짓말이었나
유미는 고등학교에서 선생님과의 성관계가 소문나고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서울에서 홀로 입시 준비를 해 보지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학교를 낮춰서 갈 수도 있지만 유미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하면서 그녀의 거짓말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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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치 냄새 같은 거야.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지. 처음에는 나도 믿지 않았어. 어딘가 열린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냄새라고 생각했어. 당신이 나에게, 우리가 서로에게,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
"그 사람의 사진을 수백 장도 넘게 찍었고, 그중 몇 장은 벽에 걸어두기도 했죠. 그런데도 지금껏 그 사람의 얼굴이 잘 기억이 안 나요. 기이하게 특징이 없는 얼굴이었는데, 표정 하나로 분위기가 바뀌곤 했어요.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나의 구원자였을까요. 약삭빠른 사기꾼이었을까요."
# 수많은 '이유미'의 거짓의 삶
가짜 여대생을 시작으로 그녀는 또 다른 거짓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결혼까지 하게 되죠. 가짜의 삶이 들키면 그녀는 미련 없이 어떤 미안함도 없이 그저 그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버립니다. 그런 거짓말이 계속될수록 그녀는 점점 더 다양하게 직업을 바꾸고 또다시 진실이 밝혀지면 그곳을 떠나버립니다.
# 어디에도 정착하지 않는...
누군가에게 혹은 어딘가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욕구가 아닐까 싶지만, 소설에서 유미는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정착하려 하지 않습니다. 유미는 처음부터 언제 가는 밝혀질 것이 알았다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리고 모든 걸 버리고 노숙자의 삶도 경험합니다. 그러다 그녀는 또 다른 삶인 '이유상'이라는 소설가의 삶을 선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