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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님의 서재
  • 측백나무성의 라푼젤
  • 배명은
  • 15,480원 (10%↓860)
  • 2026-08-25
  • : 1,520

여러분은 호러를 좋아하시나요?

영화부터 방탈출까지 호러물이 넘치는 세상에서 제가 유일하게 소비하는 호러는 바로 소설입니다. 어쩐지 다른 매체보다 이야기로 만나는 공포는 무서워도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독 괴담 썰, 호러 소설 등 글로 된 무서운 이야기란 이야기는 모두 찾아서 읽습니다. 글로 된 무서운 이야기는 통달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인터넷에서 떠도는 무서운 썰은 거의 다 읽어봤을 거예요. 그런 제가 아주 신선한 호러 소설 하나를 자신 있게 추천하려고 합니다.

단편 소설집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은 배명은 작가의 첫 호러 소설집입니다. 첫 호러 소설집이라고 하지만, 전혀 호러를 처음 다뤄보는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와 민간 설화를 비틀어 호러를 탄생시켰습니다. 아는 맛이지만, 또 다른 신선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신선함이 전부는 아니에요. 공포를 콘텐츠로 활용하고 끝내기보다, 그 안에서 현실의 사회문제도 정확하게 짚습니다. 특히 제가 마음에 와닿았던 건 1월 16일생과 표제작 측백나무성의 라푼젤입니다. 모두 여성이 겪고 있는 폭력이 담겨있는 이야기입니다. 현실에서도 거짓말 같은 범죄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이야기들을 읽는 내내 무섭기도 했지만, 슬펐습니다. 우리는 언제 이런 공포의 피해자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여성에게 공포는 상상의 산물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겪는 감정일 겁니다. 늦은 시간 귀갓길에 뒤를 돌아본 경험,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도 없이 다시 찾아온 전 남자친구, 택시 타고 가는 친구를 보내면서 번호판을 적어본 경험 등은 여성이 흔하게 겪어 본 일입니다. 현실에서 겪는 공포는 불안합니다. 여성이 공포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쩌면 모든 걸 읽어도 여전히 나는 안전하다는 감각 때문이 아닐까요.

현실 공포에 지친 여러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의 공포는 우리가 겪어도 안전합니다. 왜냐하면 책을 덮으면 눈앞에서 사라지는 소설이거든요. 두려우면 언제든 덮었다가, 궁금하면 다시 펼쳐봐도 좋습니다. 부디 모든 여성이 느끼는 공포는 소설 안이 전부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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