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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 인생의 이야기
  • 테드 창
  • 15,300원 (10%850)
  • 2016-10-14
  • : 28,364

그동안 SF 영화는 좋아하는 장르여서 자주 봐왔었는데 소설로 접한 SF는 정말 오래간만이다.

영화와 소설은 각각의 매력이 있는데 소설로 읽으면 더 어려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특히나 어렵고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 8편의 단편이라서 쉽게 읽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나 고차원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매우 놀라면서 읽었다. 몇 편은 아예 전체 내용을 다 이해불가능할 정도로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는 해결이 안될만큼의 새로운 지식들을 사용한 이야기였다.


책의 저자 테드 창은 미국 브라운 대학교 물리학, 컴퓨터공학 전공자이다.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이용해 미래의 세계를 그려서인지 그의 상상력은 황당하지 않고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종교적인 색채도 묻어있다.


종교, 수학, 언어학, 물리학, 컴퓨터..


첫번째 단편 <바빌론의 탑>

성경책을 읽는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과학적인 내용들이 섞여있고

마지막 반전은 철학적이면서 과학적이고 놀라웠다.


그리고 두번째, 단편 <이해 Understand>

뇌의 손상된 뉴런을 대량으로 재생시키는 호르몬 K요법으로 사고력이 매우 발달한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인데

매우 스릴넘치는 소설이었다. 뇌가 너무나도 발달하게 되어 자신의 몸을 제어하는 능력도 발달하게 되는데

혈액순환, 근육 수축과 이완, 혈압 등의 조절도 가능할 정도. 자신의 몸 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혈압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런 능력때문에 CIA로부터 추적을 받게 되는 일이 생기고

뛰어난 머리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들의 추적을 피하는데 그 방법들이 매우 기발하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인공처럼 호르몬요법으로 뇌가 발달하게 된 다른 인물과 만나게 되고 결투를 벌인다.

치고 박고 하는 몸으로 하는 싸움이 아닌, 뇌를 이용해 타인의 혈압을 높여 뇌졸중 수준까지 모세혈관을 파열시킴으로써 뇌를 활동정지 시키면서 싸우는 장면이 정말 압권이었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은 단편소설이었다.


세번째는 <영으로 나누면 Division by Zero>

수학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의 단편 중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다.


네번째, <네 인생의 이야기 Story of Your Life>

<시카리오>, <그을린 사랑>의 감독 드니 빌뇌브가 이번에 <컨택트 Arrival>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소설이다.

외계의 우주선이 지구 여러 지역에 나타나게 되고, 이들에 관해 조사를 하게 되는데

언어학자인 주인공과 물리학자가 함께 이들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된다.

몇페이지 되지 않는 소설인데도 읽고 나니 엄청난 감동을 느낄 정도로

상상력도 뛰어나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언어. 지금까지 언어라는것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생각을 해 본적도 없고

어디서 들어본적도 없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죽을때까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도 않았을것이다.

이런 사고를 하는 사람이 지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내 지능이 약간은 높아진 느낌.

읽을때는 그나마 이해가 되었는데.. 서평을 쓰려니 매우 어렵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이 책에 나오는 외계인들은 언어를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인류는 동시적, 인과적. 외계인들은 목적론적.


p213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는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

우리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고, 원인과 결과로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지각한다.

헵타포드는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그 근원에 깔린 하나의 목적을 지각한다.

최소화, 최대화라는 목적을.


여기서 헵타포드는 외계인을 지칭한다. 7개의 다리가 있어서 헵타포드 heptapod라고 부른다.

설명하기도 꽤나 어려운데...

예를 들면 인생에서 어떤 고난을 만났다. 그렇다면 그 고난은 어떤 원인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인과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그 고난은 인생 전체적인 목적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목적론적인 생각이다. 단순한 고난이 아닌 어떤 목적에 의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일.

외계인들은 목적론적으로 언어를 사용한다. 문장의 처음을 보면 뒤에 어떤 단어가 올지 미리 알 수 있다.


상상력도 뛰어나고,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

충격적이기도 했다.



다섯번째, <일흔두 글자 Seventy-Two Letters>

이 소설도 정말 상상력이 대단했다.

인형에 알맞은 이름을 써넣으면 그 이름에 맞는 기능을 하는데 그 이름은 아무거나 써넣으면 되는게 아니라서

연구가 필요하다. 마법같은 이야기인데도 열역학적인 관점도 들어있고 엄청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머지않아 인구가 불임이 된다는 가정하에,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위에 설명한 명명학을 이용해서

인간이라는 종의 적명을 발견해 인류를 영속시킨다는 이야기.


여섯번째, <인류과학의 진화>

매우 짧은 소설이었다. 어려워서 제대로 이해는 못했다.


일곱번째, <지옥은 신의 부재>

천사의 강림을 소재로한 종교적인 소설.

마치 영화를 보는듯 스릴넘쳤다. 지옥과 천국, 신앙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기독교가 아니라서 더 신앙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해보는데

어떻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신을 믿고 기도하고 그러는지..

이 소설에는 그런 신앙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읽으면서 좀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여덟번째,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진 소설.

사람들의 얼굴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의 의무화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러가지 사람들의 찬성, 반대를 읽어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실제로 외모 지상주의가 너무 심하다보니 재밌게 읽었다.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뇌의 한 부분을 불활성화 시킴으로써 사람들이 외모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끔하는

프로그램. 이런 프로그램을 쓰지 않는한 인간의 본능인 이상 외모 지상주의는 없어지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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