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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is님의 서재

사실 내가 루이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 상반된 가치의 양립과 감정의 동요, 견해와 생각을 다룬다는 사실은 전달하기 어려워. 루이가 자기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4주 전에 글쓰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나는 경험을 언어로 말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실패한다는 것, 이게 이렇게 큰 주제가 될지 몰랐어. 확고한 계획은 아니었지만 난 루이가 원래 이야기와는 관계없는 다양한 생각을 하고, 말하고, 글을 쓰게 만들었어. 하기야 조화를 이룰 필요도 없었지. 언어로 하는 경험은 어떤 의식 속을 맴돌아. 언어가 실제로는 결코 정확하지 않고, 침묵하는 경험에서 벗어난다는 의식이야. 언어의 단절과 모순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암시하지. 루이의 경우에는 그래. 하지만 바로 내가 그렇다는 걸 매일 조금씩 더 알게 돼. 더듬더듬 그의 경험을 맴돌면서 나는 나에게 더 가까워지는 글을 쓰고 있어. 결국은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이 경험을 정말 정확하게, 아주 정확하게 알게 되고 내면의 윤곽을 깨닫게 되는 걸까? 모든 글쓰기의 배후에는 이런 원동력이 숨어 있는 건가? 수십 년 동안 번역을 하면서 나는 이런 고요한 사건의 증인이었는데, 내 글을 쓰게 된 이제야 깨닫기 시작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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