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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사라진 후 그 질서를 누려왔던 세계 각국의 운명이 지정학, 인구구조, 부존자원 등과 맞물려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시나리오에 관한 이야기이다. 특히 대륙별로 몰락할 국가, 부상할 국가를 선택해서 평가했다. 또한 미국의 정책을 맥락에서 파악하고 세계 주요국과 어떤 관계가 전개될지 전망한다. 전망을 이렇게 자신있게, 그런데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여 이렇게 논리적으로 쓰는 사람은 처음 봤다. 짧게 감상평을 쓴다.


1. 현 세계질서 - 미국이 만든 동맹체제와 자유무역질서

국제정치 공부할 때 ‘세계질서‘라고 하면, 세계에 무슨 질서가 있지? 라고 생각한 적이 있고 그 질서라는 개념이 잡히지 않아 아리송했었는데 이 책은 명료하다. 미국이 만들어 현 국제질서 이전에는 약육강식의 제국시대였지 질서라는 것이 없었다. 미국이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구축한 냉전 시대 동맹체제의 산물이다.

미국이 동맹 체제 구축을 위해 체제 안에 들어오는 나라들에게 회유책(뇌물)으로 안보와 식량, 에너지, 원자재, 시장 접근을 보장해 주면서, 미국이 결코 의도하지 않은 ‘자유무역질서‘가 만들어졌다.

미국이 한국 전쟁에 휘말린 것도 본질적으로 동맹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피를 흘려서라도 동맹국을 보호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그 체제에 세계가 무임승차하면서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는 그게 혜택인지도 잘 모른다.

2.냉전 이후 과도기 - 새로운 세계질서

냉전이 끝나고 미국이 동맹체제를 유지할 명분이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은 함량미달의 대통령들과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함몰되며 새로운 정책 목표를 세우지 못하고 단지 타성에 젖어 상황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해 왔다.

그런데 그 맥락을 보면 (1)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벗어나고 있고, (2)동맹은 와해되고 있고, (3) 전략적 감축을 하고 있고, (4)세계에 전략적 이익에 관심이 없어진 미국은 국내 극소수 외부 지향적 기업이 미국의 국익을 규정하게 되고, (5)무질서가 오히려 미국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대전략 없이 오락가락하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큰 흐름을 보면 앞으로 미국은 현 세계질서를 유지할 능력도 의지도 명분도 이익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미국 없는 무질서의 세계에서 각국은 자력갱생해야하며, 일부 국가들은 지역의 맹주로 부상하게되고 나름의 합종연횡이 전개될 것이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3. 동아시아 -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세상은 미중경쟁을 가지고 호들갑을 떨고 미국은 중국 견제에 열을 올리지만, 저자는 중국은 앞으로 한 세대 안에 동아시아 연안을 지배하는 강대국이 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일본이 재무장을 하고 핵전력을 갖추게 되면서 아시아의 맹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했지만 미국은 오히려 일본이 산업화를 하면서 그렇게 열망했던 원자재, 시장, 안보 등 모든 것을 주었고 일본의 성장은 기적이 아니라 기존 기술력을 한 다계 업그레이드한 상향조정이었다. 일본은 현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자동화 시스템을 발전시키며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고, 디소싱(desourcing/판매 지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법)전략으로 수출의존도도 낮다. 중국은 일본의 막강한 자본, 기술력, 해상력의 상대가 안된다.

한 국가의 생존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1)쓸모 있는 토지와 방어 가능한 영토, 2) 안정적인 식량공급, 3)지속가능한 인구 구조, 4) 에너지 투입재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 등을 꼽는다. 이게 충족되면 그 나라는 잘 될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저자는 이 4가지 요소를 모든 국가를 분석하는 기본적 틀로 사용하고 있다. 이 모든 요소를 다 가진 축복의 나라가 미국이고 아르헨티나(정부가 정신만 차리면)이다. 우리는4가지 요소가 한 개도 없는 것 같다. 저자도 서문에서 모든 지정학을 뒤집고 눈부신 성장을 이룬 국가가 한국이라고 격려하며, 그러나 다가오는 엄중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과 해상 안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일본이라며, ‘일본‘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우리는 늘 중국과 일본을 경쟁 상대로 비교하지만 이 책에 한국 챕터는 아예 없다.

​중국도 상기 4개 요소가 없다. 중국은 1)국경 안보에 취약한 지리적 여건과 2) 농지부족과 수입에 의존하는 식량안보 문제, 3)인구구조는 최악이고, 이 중 4)에너지는 가장 심각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이나 중국의 수입 경로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하다. 이 4개 요소가 없으면 잘 될 운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망할 운명도 아니다. 더 중요한건 취약한 경제모델이다. , 헐값의 융자금을 기업들에게 대량 살포해 억지로 성장시키는 정책, 수익성과 투명성을 무시한 묻지마 경제확대 개발 모델은 과잉생산과 엄청난 부채를 만들었다.(상환불능 부채는 85조억 달러), 게다가 이는 농업과 부동산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있어 거품이 꺼지면 중국 사회의 결속력은 해체되고 성공에 상응하는 강도로 추락한다. 중국의 성공신화는 정치적으로 분열되어온 지리적 여건을 단일한 경제적 공간으로 통합한 규모의 경제 덕분 덕분인데 이게 깨질수 있다.

4. 세계사 - 거시적 안목을 가진 해석

이 책의 매력은 세계사의 본질을 꿰뚫는 해석이다. 어떤 역사적 사건을 시시콜콜하고 복잡하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세계사적 큰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어, 현재 벌어지는 국제정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중국 : 지리적으로 분열을 반복했던 역사/ 정치적 결속이 무너지면 해체
일본 : 산업화, 제국주의 과정과 2차 세계대전, 패망이 아닌 업그레이드
러시아: 스탈린과 푸틴을 거쳐온 러시아 역사
프랑스: 혁명- 공포정치-민족주의- 자유.평등.박애가 낳은 결과, 프랑스의 반독일 동맹 구축(유럽연합)하려고 했으나 독일의 영향력만 커진 과정
이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손답게 서로 다른 부족과 종파를 관리하던 역량으로 종파들간에 이간질해서 중동을 장악하는 과정과 미국의 실패
사우디아라비아 : 사우디왕가의 역사와 속성
터키: 오스만 제국 해체 후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터키 앞의 선택지 제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식민지 역사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조합과 정책 변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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