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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반의 서재
  • 굿 워크
  • E. F. 슈마허
  • 13,500원 (10%750)
  • 2011-10-21
  • : 1,077

얼마 전 '작은 것이 아름답다'란 저서로 유명한 슈마허의 마지막 유작 <굿 워크>를 읽었습니다. 이 책은 그가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행한 강연을 묶은 것으로 그가 여행 도중 사망함으로써 사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는 책의 말미에 양의 숫자를 세다가 우를 범하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숫자를 세지 말라고 우리에게 조언합니다. 그가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물욕을 버리라는 것이었지만 해가 바뀌는 요즘엔 나이를 세지 말라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어렸을 적에 어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었으면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선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우리 어른들. 그러면서도 젊은이들에겐 나이가 들었음을 강조하며 짐짓 어른 흉내를 냅니다. 하지만 나이란 정말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젊은이 중에도 어른스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든 분 중에도 어린 아이와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나이가 들었다해서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게 볼썽 사납지만 "내가 이 나이에.." 하며 스스로 무력함을 보이는 것도 보기 좀 안타깝습니다.

19세기 일본의 판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는 89세까지 장수했는데 그의 일화가 재미있습니다. 그는 70세 이후에나 자기 그림이 나아졌고 70세 이전의 작품은 별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임종을 맞이해서는 5년만 더 살 수 있다면 진정한 작품을 만들텐데 그러지 못함을 아쉬워했습니다.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을 겁니다. 더구나 생에 대한 애착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10~15년쯤 더 살기를 원한다는 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60세 먹은 사람은 75세까지 한 15년 더 살았으면 하지만 80세 먹은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호쿠사이의 바램은 애교로 봐줄 수 있겠습니다. 여하간 나이들어서도 지치지 않는 그의 창작 욕구가 부럽습니다.

요즘 짐짓 나이 들은 체 하며 거드름을 부리고, '내가 이 나이에..' 하며 엄살도 피우는, 중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인도 아닌 어정쩡한 나이에 있는 사람들이 좀 배워야 될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은퇴란 일을 손에 놓는 게 아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백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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