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자, 그리고 우리는 제대로 읽지 않는다
강영안 교수님은 국내외 교계 뿐 아니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만한 분이다.
이 책은 읽는다는 것을 넘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며 경험하며, 지식을 쌓는 것, 그리고 안다고 자처하는 모든 것이 무엇을 의미해야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물음에 답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이 책은 전작인 ‘믿는다는 것’의 연작선상에 있는 느낌도 있다.
전작이 믿음에 대한 깊은 사색과 고백이 담겨있는 책이라면 이 책은 더 나아가 사유에 머물지 않고 삶에서 어떻게 발현되어야 하는지까지 나아간 책이라 생각한다.
그런 진보는 아마도 성경을 읽고 그대로 살고자 하는 공동체, 우리들교회의 사례와 콜라보레이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레슬리 뉴비긴이라는 신학자, 선교학자, 선교사이자 작가였던 사유에만 머물지 않고, 삶으로 복음을 전했던 분과 나눈 담화로 시작한다.
“복음주의자는 성경을 읽지 않는다”
과연 복음주의자만 성경을 읽지 않을까? 진보와 보수가 난립하며 교회 안에도 양극화가 심해지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라고 자처하는 우리도 성경을 읽지 않는다.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성경에서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귀기울이지 않는다. 겉으로는 성경을 읽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안다고 생각할지라도 그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하루 하루 그것을 실현해 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비그리도인들도 평등을 외치고, 자유를 부르짖지만 그들이 읽고, 안다고 하는 것은 백만분의 일도 읽어내는 삶을 살지 못한다.
이 책이 단순히 성경의 읽기만이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근본적인 독서, 그리고 앎이라는 것에 대한 답이다. 그러기에 기독교 전통 뿐 아니라 동양의 독서에 대한 자세와 서양의 독서에 대한 자세를 <5장 읽기의 윤리학: 주희의 독서법과 렉시오 디비나>라고 하는 한 장을 할애해서 이야기한다.
소위 모태신앙이라고 하며, 전통있는 교회에서 평생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정체성으로 세상을 살아온 나조차 성경의 가르침과 나의 삶을 분리해서 성경의 읽기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보화를 모른 체, 박재되어 있는 기독교적인 사상 혹은 세상의 정의로운 이념이라는 가치관의 노예로 살아 온 시간이 많다.
내가 읽고, 안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며 살아온 것, 그것과 삶의 괴리 때문에 하루도 이 땅에서의 삶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든 누군가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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