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본다
소햐 2023/09/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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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예술로 빛난다
- 조원재
- 16,920원 (10%↓
940) - 2023-08-29
: 4,951
“내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삶이 우울하고 서글픈 이유가. 이 책의 추천사를 쓴 나름 화가라고 소개한 김정운 문화심리학자가 한 말이다. 이 문장을 읽고 소름이 돋았다. 깊은 공감보다 무서운, 지극히 맞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웃을 수밖에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인생에 굴곡이 없는 저지대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만난다면 굽이굽이 돌아가며 일렁일 수 있는 고갯길이 얼마나 신이 날까. 이 책을 통해 예술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그저 눈요깃거리의 비중이 컸던 예술이 나 자신을 발견하는 삶의 실마라니. 의미야 갖다 붙이기 나름이지만 예술이라는 아름다움으로 치장한 깨달음이 참 좋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일이 잘 안 풀리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곤 했다.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읽을 만큼 사색보다는 정답을 빨리 찾고 싶었다. 조원재 저자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의 초대라며 이 책을 소개했다. 보는 행위에 숨어 있는 특별한 비밀이 무엇인지,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예술을 즐긴다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지 등 예술이 삶에 흡수되었을 때 빛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정희승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띈다. 볼거리 많은 제주 어느 카페에 한 커플이 있는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흔한 풍경이지만 작품으로 만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부지불식간에 침투하듯 스며 들어온 당연한 것들. 스마트폰과 마주한 시간이 주는 의미는 뭘까? 우리는 정말 ‘보기’를 스스로 결정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미술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보기’를 온전히 나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미술이 내게 주는 자유이자 축복이다. 미술작품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든 시간은 내가 보는 것을 온전히 스스로 결정하는 시간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생각할 틈 없이 쏟아지는 정보에 의존하며 빠르게 흡수하는 우리는 진정 자유로울까? 많이 알수록 자유롭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지식은 자유에 지배당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해석과 사유의 범람을 즐길 수 있는 예술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자 축복이 맞는 것 같다.
조원재 저자가 제주에서 한 해를 보내며 매 순간 변용하고 있는 바다에 아름다움을 느끼며 클로드 모네의 <수련> 작품들을 소개한다.
”모네의 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가 물에서 낯선 무언가, 새로운 무언가를 끊임없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삶이 예술을 만날 때 작품은 이해를 넘어 삶에 흡수되어 가치를 선물한다. 많은 예술 작품을 알고 있는 저자는 매 순간 얼마나 행복할까?
소셜미디어 채널에 달린 댓글에 성의껏 답하는 저자의 말이 예술은 삶의 전부를 말하는 것 같아 뭉클했다. 그리고 심플하면서도 정확한 저자의 혼잣말도 기억에 남는다.
”미술이 참 좋은데.“
모든 사람의 관점을 존중하지만, 어떤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조원재 저자의 말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삶이 지치고 힘들어도 반드시 주어진 의미는 존재한다는 사실. 예술을 습관화한다면 모든 시간이, 모든 시절이 예술로 빛나지 않을까?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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