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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책
  • 한 달의 홋카이도
  • 윤정
  • 13,500원 (10%750)
  • 2023-08-21
  • : 394
책을 펼치자마자 하얀 절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겨울나무라 앙상하지만 소복이 쌓인 눈 위를 지휘하며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다. 하얀 눈이 뿌려진 숲에 사선으로 그려놓은 듯한 나무는 마치 눈과 함께 내리는 비 같다. 과자 나라에서나 나올법한 설탕같이 하얀 건물들도 정말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다.

겨울 동화 같은 꿈의 공간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설경과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 채운 책이다. 저자는 14살부터 삿포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데 어린 중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눈축제라니 사춘기를 감성적으로 보냈나보다. 홋카이도는 기후와 지리적 조건으로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의 섬이라고도 한다. 맛집 앞에서 줄을 설 때마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 사람들을 마주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는 저자의 말에 웃었다. 역시 먹방의 나라 출신은 다르긴 다르다.

‘키라이토’라는 라멘 가게의 친절한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야기를 읽고 최근 TV 예능에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일본의 작은 밥집(?)이 떠올랐다. 인상이 좋으셔서 기억에 남았는데 소복이 쌓인 음식사진을 보니 분위기마저 비슷해 보였다. 공손함과 상냥함이 담긴 일본의 서비스 정신은 정말 아름답다는 저자의 말이 음식 사진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작고 예쁜 카페 안에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재즈 음악과 커피와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라는 환상적인 조합은 참을 수 없다. 창밖에 눈까지 내린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텐데, 그저 부럽다.

눈송이가 떨어지는 노천탕에서의 온천은 천국의 연장선이 아닌가!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근 채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눈송이를 보는 기분은 아주 행복해서 감각이 오작동을 일으키질 않을까?

이 책은 한 달의 홋카이도가 아니라 한 달의 천국이었다. 다양한 음식과 사진에 담기 바쁜 장소들이 꽤 많이 실려있다. 하얀 눈 상자 같은 이 책에서 눈 덮인 맛있는 냄새가 가득하여 참 좋았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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