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관하여
소햐 2023/09/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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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의미 부여는 누가 하는 걸까? 깨달음이 수반되어야 목적을 향한 다음을 이어갈 수 있는데 깨달음은 생략된 채 고통과 목적만 있는 삶이라면 AI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 쏟아내는 고통의 무게에 집중하기 싫었다. 그들의 판단은 그들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통은 단순한 신체적 감각보다 마음이나 의식의 상태와 더 깊이 관련 있는 것으로 정의하며 고통이 주는 통증 신호가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어 영혼이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에 주목했고, 고통이 없는 삶은 자신의 영혼을 자각하지 못하는 삶이라 결론짓는 교단의 이야기로 이 소설의 어둠을 암시할 수 있었다. 고통을 겪지 않는 인간은 신의 구원을 갈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고통이 없는 상태가 죄악에 빠진 상태보다도 더욱 무서운 타락이라 여겼다. 데카르트와 도스토옙스키의 철학적 결론을 바탕으로 교단은 고통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데 집중했다. 이와 반대로 부작용도 없고 중독되지 않는 진통제를 만들어 고통 없는 기적의 삶을 연 제약회사가 있다. 그러나 성과에 따른 희생은 반드시 존재하는 법. 고통만이 살길이라는 자와 고통 없는 삶을 원하는 자는 부딪힐 수밖에 없고, 희생되는 자는 발생한다. 이 모든 게 계획된 일이라면 그들은 선택받은 자로서 또 다른 고통을 향해 질주할 수밖에없는 여정이 이 책은 아프게 그려낸다.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절대적이고 큰 믿음을 갖도록 길러졌는데, 그건 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 삶에서 커다란 의미를 찾도록 교육받았고, 그것 역시 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길러지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지만, 그게 좋은 일이었는지 나쁜 일이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춰진 상태로 저에게 주어졌는데 이제 와서 믿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고 하시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통은 파고들수록 다양한 정의 속에 등장한다.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마주하게 하는 것 같다. 이 소설은 고통에 관하여 말하지만 삶을 향한 질주였음을..
“사람의 삶은 모두 다르고, 고통의 경험도, 고통에 대한 대응도 각각 달랐다. 자신의 고통은 자신만의 것이었다.”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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