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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
- 고요한
- 11,700원 (10%↓
650) - 2021-07-26
: 243
작년에 제1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신 고요한 작가님의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넥서스 앤드)를 읽었다. 원고 일정 때문에 이틀 간에 걸쳐 나눠서 읽었는데... 가독성이 너무 좋아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놀라운 점은 작가가 뉴욕을 한 번도 안 가보고 뉴욕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는 사실. (이쯤되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작중 배경을 한번도 안 가보고 <설국>을 쓴 경지가 아닌가!) 아니 고 작가님 왈, 원래는 뉴욕에 취재를 가려고 했단다. 근데 때마침 코로나가 터졌단다. 할 수 없이 고 작가님은 현재 뉴욕에 살고 있거나 유학을 다녀온 친구들을 취재해서 그 내용을 작품 속에 녹였다고 한다.
내 경우는 소설을 쓸 때 배경 취재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지금까지 써온 제주도 형사 좌승주 시리즈도 그렇고 22년에 발표한 <네메시스>나 최근에 작업을 마친 단편들도 보통은 직접 가봤거나 취재했던 곳을 배경으로 담아내는 스타일.
그래서 이 소설 안에서 생생하게 묘사된 도시 뉴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거대하고 비정한 도시 뉴욕에서 불법 체류자로 살고 있는 한국인 데이비드 장, 그리고 그가 선택한 스너글러(외로운 사람들을 껴안고 잠만 자주는 아르바이트)라는 직업. 이 두 가지 설정만으로도 흥미로웠는데 데이비드 장이 영주권을 노리고 위장결혼을 하게 된 마거릿이라는 70대 할머니 캐릭터가 사랑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이 소설은 캐릭터, 캐릭터, 캐릭터의 향연이었다. 데이비드 장, 마거릿, 데이지, 브라이언, 게리... 등장인물 모두 개성이 또렷했다.
한 권의 소설책을 덮고 나면 남는 건 캐릭터인 경우가 많으니 그런 면에서 이 독서는 성공적이었다.
현대인의 고독을 먼 이국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잘 그려낸 작품.
결혼 한 번도 절절매며 살고 있는 나로서는... 결혼 세 번쯤 해야 외롭지 않다는 마거릿의 말이 와닿지는 않았지만. 깔깔. (아마 내 일상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ㅎㅎㅎ 남편 + 세 아들 = 무려 네 명)
ps. 개인적으로 출판사 로고가 깔끔하고 임팩트 있게 박힌 표지를 좋아하는데 넥서스 앤드 로고는 완전 내 취향. & 로고 너무 예쁨. 일러스트 표지도 세련되어서 처음엔 외국소설인 줄 알았음.
#결혼은세번쯤하는게좋아 #고요한 #넥서스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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