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모두가 알 것이다
sosee 2023/01/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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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모를 것이다
-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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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3-01-20
: 1,017
정보라 작가의 환상문학 단편선 <아무도 모를 것이다>를 읽었다. 웹진 거울과 브릿G에 실었던 열 편의 단편을 묶은 이 소설집은 <저주토끼>로 알게 된 정 작가의 세계관과 궤를 같이 하는 열 편의 단편들로 수놓아져 있었다.
판타지를 왜 읽을까. 이에 대한 답은 “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이야기의 효용 자체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드러난다.
<물> <산> <금> <Nessun Sapra> 네 작품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물>은 축축하면서 재미있는 대단한 소설이었다. SF지만 심리소설처럼 읽히기도 한다. 한 남자가 낯선 존재인 여자에게 당황하고 그녀를 점점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가 제목 그대로 나한테 물처럼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산>은 판타지 장르의 특성이 잘 드러나서 좋았다. 전설의 힘이 현대까지 미치는 결말이 독특했다.
<금>은 타임슬립물인데 사건이 아니라 인물 중심인 점, 인물의 심리가 잘 드러나게 쓰인 점이 독보적이었다.
<Nessun Sapra>는 작가의 전공이 힘을 발휘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러시아 문학으로 박사를 받은 작가는 짐짓 능청스럽게 가상의 러시아 작가와 한 간호사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마치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내 보인다.
작가의 숙명은 거짓말을 진실처럼 포장하는 이야기꾼이 아닐까. 사람들이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를 창조해내고 그 이야기 속에서 모두가 차마 말하기 어려워하는 진실을 말하는 힘. 이것이 작가가 가진 펜의 힘이자 많은 작가들이 오늘도 각자의 책상 앞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겠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를 읽고 나니 작가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 이야기꾼 작가의 힘을 ‘모두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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