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갖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올해 1월 16일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그동안 역동적이고 스케일이 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4살짜리 남자아이의 시선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삶을 일상적인 순수함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이미 유수 영화제의 애니메이션 부문 상을 휩쓸었으며 아시아에선 최초로 제 76회 골든글로브 장편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작품의 주제는 한 마디로 ‘가족’이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네 살짜리 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여동생 미라이, 화목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아빠,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딸이 안쓰럽고, 손자, 손녀들이 마냥 이쁘기만 한 조부모가 나온다. 신나고,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는 애니메이션을 기대했다면 이 작품은 어쩌며 작은 실망감을 안겨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한 가족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보는 재미와 감동이 만만치 않다.
감독이 자신의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감정과 경험이 잔뜩 녹아 있는 이 작품은, 모든 인물들이 실제 사람들의 모습과 엇비슷하다는 점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줄 것이다. 주인공 쿤은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딱 그 나이대 아이의 모습이며 여동생 미라이가 생겨서 질투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쿤의 환상이 펼쳐지는 집 마당 앞이라는 공간은 다음 이야기를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새롭게 변화한다. 어린이 쿤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중학생이 된 미래의 미라이와 만나고, 왕자로 변한 강아지 윳코와도 조우한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 엄마가 살던 동네로 통하는, 증조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공간으로 통하는 매개체도 된다. 이 작품은 쿤이 피로 연결된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만나면서 가족의 진짜 의미를 조금은 알게 되고 여동생 미라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그리고 가족이란 긴 세월에 걸쳐 연결된 사람들의 소중한 모임이라는 사실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대대손손 가족원들을 연결시키는 끈이 바로 사랑이라는 점...“진짜 가족이 되는 방법을 알려 줄게.”
애니메이션 거장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구연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