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문대통령 ‘인지적 부조화’로 상당히 괴로울 것”/이종석 “美 제재€압박 정책에 그대로 편승한 듯…사드 졸속 배치, 너무 유감”
언론기사 2017-09-16 13:09 교보블로그에 실었던 글
문정인 “문대통령 ‘인지적 부조화’로 상당히 괴로울 것”이종석 “美 제재€압박 정책에 그대로 편승한 듯…사드 졸속 배치, 너무 유감”
▲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 교수(좌)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우) <사진제공=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129일 통일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15일 “굉장히 아쉬움이 크다”며 “미국의 제재 압박정책에 그대로 편승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오마이TV에서 진행한 ‘문정인-이종석 긴급대담:북핵, 문재인 정부의 길을 묻다’에서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 같은 모양을 정부의 생각과 관계없이 바깥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 걱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적 역할을 얘기했는데 주도는 못해도 능동적€적극적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며 “그런데 한국 정부의 역할이 과연 뭔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장관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배치 문제에 대해 “유감이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 기간은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북정책이나 안보정책을 내놓는 후보한테는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논리적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하니까”라며 “그냥 ‘때려잡자 공산당’ 강경책은 얼마나 편한가”라고 지난 대선을 되짚었다.
이 전 장관은 “문재인 후보가 가장 어려운 그 시기에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해서 버텼는데 취임 후 얼마 안돼 그렇게 홀라당 사드 배치를 처리했다”며 “졸속성은 이후 한국 외교 안보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에서 자기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자유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동맹이라도 미국이 우리한테 어떤 것도 쉽게 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힘이 들더라도 눈을 딱 감고라도 한번 붙어서 할 얘기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얘기 다 들어줬으니까 언젠가 당신이 내 얘기 들어줄래요?’ 이런 게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 전 장관은 “해주면 해 준만큼 일단 받아먹고 그 다음부터 얘기가 된다”며 “우리가 정말 창의적으로 이 상황을 주도할 의욕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우리의 얘기를 해야 한다. 자꾸 트럼프 대통령에 딸려 가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남북대화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약간 비아냥거리는 얘기를 하는데 그러면 ‘나는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은데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에 동의하다 보니 북한이 그거 동의하면 대화 못한다고 하더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차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에게 ‘너희와 우리가 강하게 압박하자고 해서 하다보니까 안 되고 있다’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당당하게 치고 나가면 공간이 열리는데 너무 끌려 다닌다”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文정부 너무 어려운 외교 환경…지난 정부 9년, 경로 종속성 만들어버려”
이에 대해 문정인 연세대 특임명예교수는 “100일이 좀 넘었다, 과거 같으면 인수위를 거의 60일 동안 한다”며 “100일 동안의 외교안보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정부 입장에서 의견을 냈다.
또 문 교수는 “지난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닌데 너무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면서 “지난 9년 북한은 완전히 통제불능 상태가 됐고 핵미사일 무장력이 엄청 강화됐고 남쪽에 대한 불신이 엄청나게 축적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제재와 압박을 하려다 보니 우리 혼자 할 수 없어 미국과 유엔 안보리를 찾아갔다”며 “전부 외주를 줘버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설 자리를 없게 만들었다”고 보수정권 9년을 비판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 문 교수는 “문 대통령이 사실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데 결국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에서는 ‘사드 배치 안하면 우리 사드 뺄게, 주한미군도 뺄게’라고 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가졌다”고 새 정부가 처한 상황을 지적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의 대통령과는 통치 스타일이 상당히 다르기에 문 대통령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결국 미국과 긴밀하게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 대통령의 상황에 대해 문 교수는 “답답할 것”이라며 “제일 원하는 것이 북측과 대화하는 것인데 군사회담, 적십자도 제안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비정부 단체 NGO가 북한에 가는 것을 다 승인해 줬지만 북한에서 대답이 없으니 대통령이 대화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문 교수는 “운명이라는 책에서도 ‘미국에 NO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된다’고 했는데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현실에서 전개되는 것 사이에 엄청난 괴리를 느낄 것”이라며 “인지적 부조화가 지금 대통령을 상당히 괴롭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대통령이 의지와 선호성이 있더라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우호적인 것이 아니다”며 “과거 9년 정부가 상당히 부담되는 경로 종속성을 만들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교수는 “좀 지켜봐 달라”며 “초기에 엄청난 혼란기 상태에서 정책을 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는데 조금 기다려 보면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위기 관리에 모든 역량이 집중돼 있다 보니 이미 가졌던 큰 그림조차 결국에 꺼내지 못한 입장이 됐다”면서 “조금 있으면 큰 그림이 나오고 미국에 대한 대응도 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출처: 고발뉴스닷컴] http://www.goba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