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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그림 님의 서재
  • 전체와 접힌 질서
  • 데이비드 봄
  • 15,300원 (10%850)
  • 2010-07-26
  • : 959

양자 물리학계의 이단아로 알려진 데이비드 봄(David Bohm)은 그의 기구한 인생 여정이 보여주듯, 세계를 부분으로 조각내어 분석하려는 주류 과학계의 이원론이나 환원론적 경향의 한계를 비판하고, 우주라는 '미분리된 전체' 속에 내포(內包)된 '접힌 질서'​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물질 우주와 인간 의식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려 했던 과학자이다. 


思考의 궁극에까지 가 본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통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부분에 집착하지 않는 포용성, 겸손함, 여유 ... 그리고 그 삶의 아름다움까지. 


주류 과학계로부터 따돌림을 받으며 세계 곳곳을 전전하였던 데이비드 봄의 인생은, 독창적 이론이 주류 학계로부터 거부당할 때의 부당한 처우가 한 천재를 얼마나 핍박했는지를 보여준다. 


견고한 카르텔과 커넥션으로 뭉쳐진 메인스트림 아카데미는 노벨상을 번갈아 수상하면서 그들만의 칵테일 파티를 즐긴다. 


그러나 한번 이단으로 찍히면 그 발상이 제아무리 천재적이라 하더라도, 주류 학계의 인정이나 긍정적 반응을 얻어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언급되어 있듯, 철옹성 같은 주류 이론도 한계에 봉착하면 새로운 이론으로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이비드 봄의 "내포된 접힌 질서" 개념이 햇빛을 보게 될 날도 오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화엄경을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 중 하나가 "일즉일체다즉일, 일미진중함시방" 이다. 이는 곧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곧 하나이며, 작은 티끌 하나 속에 온 우주가 들어있다"는 뜻이다. 


이는 현상과 본질이 다르지 않으며, 모든 만물이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화엄경의 연기(緣起) 사상을 나타내는데, 왠지 데이비드 봄이 주창한 '전체적 질서는 무한하게 접혀서 우리들의 일상적 현상계로 표상된다'는 이론과 그 결이 같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무질서처럼 보이는 현상계이지만 사실은 무질서란 없고 단지 무한히 높은 차원의 질서만 존재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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