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퇴유 씨가 작곡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께서는, 댁에 찾아갈 테니 작곡한 것을 들려 달라고 상냥하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할 수만 있었다면 뱅퇴유 씨는 무척이나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예의나 호의에 대해 지나치게 소심했으므로, 언제나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서생각하고는 상대를 따분하게나 하지 않았는지, 혹은 자기 욕심만을 좇거나, 자기 욕심을 상대방에게 들켜 자신이 이기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셨다.- P201
이, 나는 점차로 프랑수아즈의 상냥함이나 뉘우침 또 여러 미덕들이 부엌 뒤채의 비극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의 친척을 제외하고는,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의 불행에대해서만 연민의 정을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당한 불행을 신문에서 읽을 때면 눈물을 펑펑 흘리다가도, 그 불행의 대상이 다소나마 뚜렷한 모습으로 나타날 때면 눈물이 금방 말라 버리는 것이었다.- P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