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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파님의 서재
  • 인문학으로 콩갈다
  • 박연
  • 10,800원 (10%600)
  • 2010-08-27
  • : 1,176

열아홉에 책을 내다니! 박연의 『인문학으로 콩갈다』는 내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하게 했다. 나보다 나이 어린 저자의 책을 읽은 건 정말이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너무 어려서 망설여지긴 했다. 유치할 수도 있고, 치기 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독특하고 자유분방하지만 문화를 중시하는 가족 분위기 덕분인지, 문화적 혜택을 한몸에 받은 여자아이의 진솔하고 꾸밈없으면서도 진지한 생각들이 읽혔다.

읽는 내내, 가정을 자기식대로 꾸린 아빠와 엄마의 가치관이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런 가정 환경이라면 어느 아이든 당당하게 자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저자는 “나의 인격적인 해방을 주장해준 아빠 덕분에 나는 비교적 덜 억압받는 학교생활을 했다”고 한다. 다른 학생들이 방학 때 학원을 오고가느라고 정신없이 바쁠 때, 이 남다른 저자는 방학 때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고 도서관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낮에는 미술학원, 저녁에는 엄마와 9시 뉴스를 보며 시사공부를 하고, 아빠가 돌아오면 같이 대화를 하거나 놀았다. 역시 가정 환경이 중요한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부러웠던 점은 청소년이 되면서부터 미술관에 아빠랑 같이 다니면서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등 가족과 함께 유럽여행도 자주 다녀서 글로벌한 감각과 함께 문화적 차이를 깨달았다는 점이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익힌 고품격(?) 문화가 마냥 부러웠던 까닭은 그것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자산’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자신을 한껏 까발리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톡톡 튀는 열아홉의 여자아이가 지닌 놀랄 만한 잠재력! 사춘기 소녀의 발랄함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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