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작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집 세 번째 책이 나왔다.
아티초크 출판사에서 내주신 덕분에 이렇게 좋은 문장가가 있었다니 알게 된 것도 좋은데
운 좋게 서평단으로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먼 길을 오가며 읽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병원과 친정을 오갔다.
왕복 네 시간 걸리는 길을 몇 번씩 오가며 이 책의 문장에 집중했다.
사실 눈에 잘 들어오진 않았다. 그냥 책을 붙잡고 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하지만 정제되고 좋은 때로는 나를 깨우치는 문장이 좋았다.
8편의 에세이 중 아무래도 마음에 가장 남은 에세이는 마지막 ‘병상의 풍경’이다.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작가가 병상에서 본 풍경, 생각 등을 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뼈에 새기는 듯한 정확하고 아픈 문장에 슬프면서도 그래서 내가 책을 읽지 확인한 시간이었다.
왜 우리가 아플 때도 책을 찾아 그 속의 세계에 빠지는지. 이 에세이를 읽으면 절절이 느낄 수 있다.
“독서는 열정을 누그러뜨리고, 세속적 추구에서 벗어나게 하며, 지난날의 정직하고 열광적인 감정을 되살리는 통로다.” p.201
1830년에 떠난 작가가 20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위로를 전해주다니.
작가에게 고마울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에세이가 나오면 좋겠다.
이 책이 마지막이지 않길.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나에게 위로가 되어 준 이 책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