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색 일러스트가 매력적이야! 소리치며 서점에서 책을 집어들었더니,
나도 모르게 집에서 책을 넘겨보고있더란 말씀.
시인이 되고자 했던 순진한 소년은 어째서 팔다리가 잘린 채 해부학교실에 있었는지,
아이를 임신한 공작의 영애는 또 어떤 사연으로 해부학교실에서 발견되었는지.
두 사람의 사체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18세기의 런던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해부학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부터 사건 자체에 대한 흥미, 그 때의 풍경묘사라든가 정치사회적 상황까지. 한 편의 잘만들어진 유럽 드라마를 보는 느낌. 마지막의 몰아침은 머리를 땅땅땅! 두들겨 맞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했다.
처음 들어본 장르작가였는데, 읽은 뒤 작가소개를 다시 보니 무려 일제시대의 서울 출생! 묘한 친근감이 느껴지면서.. 일본의 할머니가 18세기의 런던을 이렇게나 자세히 알다니! 하는 감탄도 든다. 본격미스터리라고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더 많은 것들이 흥미롭게 녹아있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