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불안하지 않다, 는 제목은 결국 모두가 불안하다, 로 읽힌다.
작가는
'불안하다고 해서 내가 나 아닐 수 없듯, 불안하다고 해서 내 인물들 또한 내 인물들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불안한 나는 불안한 그들을 사랑하여 세상에 보내기로 한 것일 테다. 그리하여 내가 불안에 더욱 침잠하기를, 비로소 더는 불안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리라' 라고 말하고 있다.
나스메 쏘세키가 <마음>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했듯 이 책 또한 불안한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 같은 것, 아니, 그 너머의 무언가를 향한 기원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나같이 촘촘한 묘사와 쫀쫀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지금 불안한 당신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사람마다 끔찍이 싫어하는 게 있대. 근데 그게 자기의 그림자라는 거야. 참, 우습지? 수억 년 늪을 휘돌아온, 지친 바람 소리를 닮은 아내의 목소리가 쉬익쉭 귀에 감겨들었다.- 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