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이후, 조국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국과 그의 가족이 당한 도륙을 생각하면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리고 조국을 소리내어 응원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조국이 정치인으로 다시 부활했으나, 윤석렬이 12.3 비상계엄령을 내리자 쇄빙선이 되어 정국을 돌파하다가 다시 감옥을 갔다. 조국이 시련을 겪을 수록, 조국에 대한 짠한 감정은 더욱 커졌다. 이때 조국과 정여울의 대담집 '조국의 공부'가 눈에 들어왔다.
조국과 정여울 작가와의 대담 중에 조국은 루신의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사람을 무는 개가 물에 빠졌을때, 그 개를 구해줘서는 안된다. 오히려 더 두들겨 패야한다."-122쪽
진보쪽의 사람들은 상대를 포용하고 용서하고 관용해야한다고 많이들 말한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에 빠져들어서 반성하지 않는 그들을 먼저 용서한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전두환을 사면하고 용서했다. 그런데, 전두환은 5.18에 대해서 사과하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았다. 어설픈 용서에 악마는 미소짓는다. 복수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김대중 전대통령을 믿었지만, 악을 단죄하지 않은 댓가는 12.3 비상계엄령으로 이어졌다. 조국은 가족의 핏방울을 기름삼아. 자신의 가슴에 돋은 칼을 꺾어 슬픔을 베어내면서 냉엄한 현실을 알아갔다. 어설픈 관용보다는 냉정한 정의의 실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정치가 조국이 실현하고 싶은 대한민국 미래 비젼은 무엇일까? 조국은 '레 미제라블'을 인용하면서, 약자에 대한 연민을 드러낸다. 그리고 평등과 정의를 말한다. 조국은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말했다. 조국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를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난 생각한다. 그렇다면, 묻는다. '조국 당신은 대한민국호를 운영할 능력을 갖추었습니까? 당신은 당신의 이상을 현실로 실현시킬 자질이 있습니까?' 조국은 이제 단순한 사상가나 학자가 아니다. 현실을 개혁하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켜야하는 정치가이다. 단순히 약자에 대한 연민과 착한 아이컴플렉스를 가지고 정치를 했다가는 문재인이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켰듯이, 조국은 제2의 윤석열에게 권력을 내 놓아야할지도 모른다.
조국에게 충고하고 싶다. '당신은 이재명에게 배워야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말한 서생의 문재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는자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 특정 이재명은 이념에 노예가 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대기업 총수들과도 손을 잡고 대한민국호를 순항시키려하고, 깡패처럼 우방국에게 관세와 돈을 뜯어내는 트럼프를 상대로 훈장과 신라금관 복제품을 주면서 국익을 지키려했다. 조국!! 당신은 이재명처럼할 수 있는가? 아니, 이재명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다시한번 깊은 상념에 빠졌다. 이제 반윤석열이라는 구호만으로 조국이 살아남기 힘들다. 이제 조국은 자신의 정치력을 보여주고, 집권비젼을 제시해야한다. 법학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만으로는 집권할 수 없다. 경제를 비롯해서 과학기술, 국제정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그 지식을 국익을 위해서 사용할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한다.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철지나자 철수하지도 못하고 있는 어느 정치인처럼, 씁쓸한 뒷모습을 보일지, 아니면, 이재명 처럼 한단계 도약하는 모습을 보이며 집권에 성공하여 대한민국호를 순항시킬지 궁금하다. 지금부터가 조국이 시험대에 오르는 진정한 게임의 시작이다. 조국이 그 게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