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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루의 한적한 하루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한강
  • 13,500원 (10%750)
  • 2022-03-28
  • : 859,147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 한국인이기에 이제는 그녀의 책은 교양이 되었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를 읽지 않고 어찌 한국의 교양인이라 할 수있을까? 그래서 이번 겨울에 그녀의 책을 읽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채식주의자'를 읽음으로써 나의 목표는 절반 이상 달성했다. 책을 읽었으되, 그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책을 안읽은 것과 같다. '채식주의자'를 이해한다면 이번 겨울 그녀의 책을 읽기로 한 나의 목표는 완수된다. 그런데,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주인공 영혜를 중심으로 남편, 형부, 언니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진술한다는 점이다. 이는 '소년이 온다'에서 사용된 서술 방식과 비슷하다. 동호를 비롯해서 다양한 주인공들이 다양한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술한다. '소년이 온다'를 읽을때 큰따옴표(" ")를 사용하지 않는 한강작가의 서술방식에 이질감을 갖았다. 학교에서 사람들의 대화는 큰따옴표를 해서 표시하라고 배웠다. 그런데, 한강 작가는 이를 사쁜히 무시한다. '채식주의자'는 어떻게 했을까? 

  사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이라는 3편의 단편을 하나로 묶어 출간한 책이다. 불교의 화엄 사상처럼, 나누어도 하나의 작품이 되고, 합쳐도 하나의 작품이된다. 물론, 세편의 단편소설을 합친 '채식주의자'가 보다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해준다.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에서는 큰따옴표를 사용했다. 그런데, 나무 불꽃 부터는 큰따옴표를 사용하지 않았다. 한강작가는 채식주의자를 쓰면서 작가로서의 역량이 원숙해져갔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이러한 그녀의 성장은 '소년이 온다'라는 탁월한 작품을 배출한다. 

  '채식주의자'가 개인적인 감정과 사회적 억압의 질서에 대한 개인의 자유로운 일탈을 원하는 내용이라면, '소년이 온다'에서 시작된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억압에 짖눌린 우리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직면하게 만든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에서 4.3 사건과 보도연맹 학살 사건으로 시간과 공간의 폭을 넓힌다. 그녀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것은 이때문이다. 개인에서 시작된 고통에 대한 직면을 사회와 역사로 까지 발전시켰다. 그렇다면, '작별하지 않는다', 그 다음 작품은 어떠한 작품일까? 공간적, 시간적으로 확장하는 그녀의 다음 작품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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