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몽
k99406490 2008/09/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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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몽
서점에 갔다가 이쁜 책을 보았는데, 그것이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였다.
그 이후로 호시 신이치의 책에 관심을 갖게 되고, 너무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집에 있는 미니북으로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중 변덕쟁이 로봇을 읽은
적이 있었다. 짤막한 단편소설들로 묶어진 책이 굉장히 색다르고 재미있어서 호시
신이치씨의 작품이 푹 빠져버린 거 같다.
두번 째로 만난 호시 신이치씨의 플라시보 시리즈는 이 <흉몽> 이다.
그 전에 읽었던 <변덕쟁이 로봇>처럼 짧은 단편소설들로 묶어진 책이였으나,
느낌도 얘기도 다르고, <흉몽>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기에 불길한 꿈 이야기만
담은 책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마냥 흉몽에 관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SF작가 호시 신이치의 소설집 플라시보 시리즈 중 26번째 책 <흉몽>은
표제작인 흉몽을 비롯하여 몽상과 환상이 뒤섞인 이상한 세계로 이끄는
꿈의 프리즘 27편을 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변덕쟁이 로봇에서는 발명품이 등장해서 굉장히 재밌게 읽었지만
이 <흉몽>에서는 유령, 귀신들이 자주 등장한다. 처음에는 '귀신이'이라는 제목을
보고, 드디어 오싹한 이야기가 등장하나 했지만, 호시신이치의 흉몽은 귀신도
나오고, 몽환적인 이야기도 많지만 무섭거나 오싹하지는 않다.
오히려 '서재의 쓸모'를 읽고, 웃는 귀신 얼굴을 보고 마음이 편해져서
일에도 능률이 오르고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것을 보고, 내 서재에도
저런 웃는 귀신이 나와서 나도 그 남자처럼 마음이 편해지고 사고도 변해서
모든 일을 잘 처리하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호시 신이치의 책은 무서운 귀신이나 요괴가 나와도 무섭지 않고, 짧은 글 속에서
스릴감을 느낄 수 있으며 결말은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해,
더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매력적인 점은,
그의 글에서는 고유명사가 나오지 않는 다는 점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등장인물 이름을 못외우거나 헷갈려서 (특히 일본문학은) 가끔씩
버벅거릴 때가 많은데 그의 책에서는 고유명사가 나오지 않아서 읽는데 얼마나
편했는지 모르겠다.
호시 신이치의 책은 읽을 수록 점점 그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한권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그의 다른 책도 찾게 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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