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그림책은 지구온난화로 살곳을 잃어버린채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침입한 북극곰 가족의 실제이야기라고 한다.
실제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그림책을 보니 곰들의 힘든 여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험난한 여정중에 새로운 곳에 정착했지만 그들을 반겨주는 곳이 아니다.
새 집은 엄청 좋았다. 먹을 것도 미끄럼틀까지 놀기에도 좋았지만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려웠다.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일이 음식이 모자라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라고 한다.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을 사귀는 일은 문제가 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오랜시간 머물 수는 없다. 음식이 바닥이 나고, 바다표범맛이 그리워졌다.
또다른 정착지를 찾아 떠나야할 때가 되었다. 이번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출발한다.
커다란 짐을 들고 앞장서서 나가는 아빠곰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그림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 내가 투사가 되는 인물이 있다. 나는 부모여서 그런지 아이들을 이끌고 자신들도 처음인 세상을 나아가야 하는 아빠곰과 엄마곰에게 시선이 계속 머물렀다.
길을 떠나는 그들의 뒤에서 총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고, 연기를 뿜어내는 공장의 모습도 보인다. 그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떠돌이 생활을 하게 한 것은 바로 우리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을까?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집이야.’라고 말하는 그곳이 그들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는 떠돌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알콩달콩 살았으면 좋겠다. 나의 바램이 이루어지려면 그들의 고향을 지켜주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알고 있는 것에서 멈추기 말고 실천으로 옮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수없이 많은 환경그림책들이 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도 환경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텍스트가 주는 메시지와 더불어 그림과 색채가 주는 메시지가 더 강렬하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환경그림책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환경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