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행복과 행운
책사랑 2022/07/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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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꿈
- 이경국
- 13,500원 (10%↓
750) - 2022-07-30
: 464
개꿈
그림이 압도적인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보는내내 꿈속을 헤매이는 느낌이다. 꿈을 확실하게 기억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림책의 그림과 닮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꿈을 선명하게 기억하는 아니 꿈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작가가 놀라울뿐이다.
개꿈은 충성스러운 개의 이야기도 아니고 길몽을 쫒다 실패한 아이의 꿈 이야기도 아닌 행복과 행운의 의미를 한 번쯤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행복과 행운은 쉬운 주제가 아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행복에 대한 가치관은 모두 다르고 그 가치관은 상황에 따라 흔들리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꿈꾼다 정확하게 말하면 행운을 꿈꾼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얼마나 많은 행복과 행운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는 내가 가지지 못한 행복과 행운에 더 집착한다.
나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행복이고 행운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성공과 능력은 나의 성실성과 노력덕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마이클 샌덜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으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노력하기는 했나?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능력을 부정하는 것도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박권일 작가의 ‘한국의 능력주의’를 읽으며 능력주의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늦은 나이에 강의를 시작했고, 지금도 능력을 인정받으며 여러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 능력은 내가 잠을 줄이고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기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구든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지 나처럼 노력한다면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런 착각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자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기에 행운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것도 행운이다. 옆에서 무궁무진한 지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이 있다.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동료들이 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는 형제들이 있다. 내꿈을 이룰 수 있게 이끌어주는 멘토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수로 세려면 손가락발가락을 모두 동원해도 부족하다.
개꿈에서 아이는 나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나의 든든한 지원군인 반려견을 보지 않고 구름처럼 떠다니는 분홍돼지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행운인 반려견이 내옆에 있는데 반려견은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행운이기에 행운이라 느끼지 못한다. 분홍돼지를 잡으려 꿈속을 헤매이며 내가 쫒아버리려고 했고, 나만 가지려고 따돌렸던 반려견의 고마움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도 드디어 내주변에 널려 있는 분홍돼지들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내가 ‘한국의 능력주의’를 보고 내가 가진 자원에 감사함을 느꼈듯이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나의 노력의 결과물이기에 내가 그만큼의 행복과 행운을 누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노력조차도 내가 가진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고, 행복과 행운도 당연한 것이 아닌 나의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꿈은 행복과 행운을 듬뿍 가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너희가 가진 행복과 행운의 크기를 생각해보게 하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개꿈’을 읽는 아이들이나 성인들은 내 주변에 널려있는 행복과 행운을 직면하게 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디딤대를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다면 디딤대를 가지지 못해 울타리 뒤 멋진 풍경을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나의 디딤대를 나누어 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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